엉터리 베토벤 바이러스

Saturday, October 25th, 2008

무려 14시간에 걸쳐 ‘따라잡고’ 있다. 하도 말들을 많이해서 궁금했는데, 그냥 ‘국민 여동생’의 ‘국민 남동생’ 변화만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결정적으로 지난 주 ‘코 부상’으로 쉬는 바람에 김이 새고, 그래서 ‘베바’를 따라잡으려고 마음 먹고 준비 한 끝에 이번 금토에 걸쳐서 라면만 먹고 이걸 보고 있다 이거야. 정말이야. 라면만 먹었어. 중간에 먹은 핏자 여섯 조각은 라면 맛을 내기 위한 김치랑 똑같다고 보면 돼. 사족인데, 미국 파파존스는 한국 파파존스보다 못 하더라. 그냥 핏자헛 ‘미아’가 훨씬 나아.

그래서 지금 이번 주 방영 부분까지 왔거든. 수요일 방영분 보고 있는데, 이게 한 회 쉬어서 15회로 끝날지 17회로 끝날지, 아니면 그냥 16회로 끝내고 스페셜로 때울지 모르겠는데 그냥 확 집어치우고 싶어졌어. 내가 최대한 봐 줘서 처음 6회까지 인정해 줄게. “똥덩어리”도 사실 그리 마음에 든 대사는 아니었어. 그래도 4회까지는 (그나마) 보기드문 수작이라 쳐 주고 6회까지는 쳐 줄게. 그런데 이후부터 이상해지더니 지금 보고 있는 12회에 와서 아주 깨 버렸어. 산통이 깨진거야.

그런데, 그 커피 물은 어떻게 하는거야 커피, 어떻게 끓인거야?” 김명민 연기만 아니었으면 ‘베바’는 6회로 끝난거야. 난 김명민이 이 ‘똥덩어리’ 드라마를 그나마 끝내려고 한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어. 참으면서, 오줌 마려운 것도 참으면서 흐름 안 끊고 보고 있거든.

나 커피 몰라. 그냥 좋아하는 정도로 마셔. 나 성격 이상해. 일단 역사를 잘 몰라서 겁을 많이 내는 편이고 그래서 일단 알려고 하면 웬만큼 파야 해. 그래서 직성도 풀리고 아는 척도 할거 아냐. 그래서 내가 요새 먹는 건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 중 카페 미스토야. ‘내린 커피’에 우유 타는 거지. 카페 라떼보다 나아, 내 입맛에는. 그런 내가 에스프레소는 아직 흉내도 못 내겠거든. 이태니 사람들 이거 숭늉이잔어. 식전에 주로 먹지만. 그래서 입 벙긋하기도 쪽팔려 죽겠는데 말이야.

그런 내가 ‘야, 강마에’ 하면서, 내가 진짜 딱 좋아하는 캐릭터거든, 천재 혹은 노력 100% 얘기, 선천이든 후천이든 완벽해야 하거든, 그렇게 좋아하면서 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에스프레소가, 그것도 완전 전동으로 내리던데 뭐가 물이 어쩌구야. 백번 양보해서 그 ‘마을’ 사무실에서 내던 에스프레소는 걔가 손으로 올린거라 치자고. 걔가 물 양 조절하고 원두 굵기 딱딱 맞춰서 우리 ‘강’ 선생 입맛에 맞게 올렸던거야, 그게 시방? 불조절하고 시간조절해서 올렸던 거야, 그게 시방 이때꺼정?

그런데, 그렇게 손 예민한 애가 그렇게 헐렁해? 속은 말할 것도 없고 옷 차림도 그게 뭐니. ‘얜 헐렁한 캐릭터’ 보여주는 게 그렇게 쉽게 옷차림으로 되는데, 그렇게 십 몇 회를 구축해 왔는데 이제 와서 물이 어쩌구?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옷 그렇게 입는 애는 커피 못 만드냐고? 아, 니들은 일관성이라는 게 없어. 창조는 좋은데 좀 앞 뒤가 맞아야 할 거 아냐. 시청자가 장난하는 줄 아니, 금쪽같은 시간 내 가면서?

http://duribun.tistory.com/25

그 ‘홍자매’가 아니라며?

나 실수 할 뻔 했어. 그 홍자매인줄 알고 ‘너희들 4회까지만 집필하고 밑에 내린 거지?’라고 쓰려고 했거든. 아니면 내부적으로 뭔가 틀어져서 작가 및 스탭이 싹 바뀌었거나 말이야. 일단 그 홍자매는 아니라는데, 이 두 홍 작가들도 만만치는 않아보이네. 특히 ‘태릉 선수촌’. 그거 못 봤는데 나름 호평이었잖어.

그런데 왜 이래. 니들도 이름만 올리고 뭐가 다른 거야, 시방? 아, 짜증 나.

듣기 싫지? 니들이 쓴 ‘하이든’ 버전이야. 흉내는 아니고 그냥 갖다 붙인 거니까 그러려니 해.

이제부터는 내가 소위 작가들, 방송 작가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야. 틀린 거 있으면 그냥 가차없이 말해 줘. 강마에 버전도 좋아.

알고 지내던 애가 있어. 어렸을 적 동네 후배지. 여자 애. 공부도 못 하고 성격도 이상하고. 언젠가 들어보니 방송국 작가가 됐대. ‘어?’ 내 첫 반응이었어. 이후로 그 방송 작가라는 사람들 역할을 생각하게 됐지. 직접 부딪힌 적도 없지만 티비 보면서 아, 저런 저런 부분은 작가들이 메꾸는 거구나 하면서 생각하며 보게 됐다는 거야. 강호동이 뛰어나기도 하겠지만 ‘떡밥’은 작가들이 던져줘야 할 거 아니야.

그런데 어느 날부터 보니까 내용은 달라도, 포맷은 달라도 그 작가란 애들 ‘모냥’이 대충 머릿 속에 그려지더라고. 내 편견이야. 그런데 너희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니들 다 비슷비슷해. 그렇지? 아니긴 뭐가 아냐. 아무리 케이블이 어쩌구 해도 공영 두 개에 민영 한 개로 방송국 사정은 거기서 거긴데. 프로그램에 작가 떼거리로 달라 붙은 게 얼마나 되니.

그런데 니들이 생각하고 쓰는 건, 자막, 흐름, 이런 게 다 비슷비슷한거야. 대략 내 머릿 속에 또 다른 편견이 생기는 거지. 대략 그 동네 후배애 외모에 생각하는 범위, 사고방식, 지식 수준 등등, 하나의 ‘전형’이 생긴 거야. 그게 강마에 버전으로 ‘똥덩어리’드라 이거야. 우습게 보이는거지. 똑똑해서 목적 시청자 범위를 잡은 거 같지는 않아. 그냥 하다보니 ‘티비는 중2 수준’으로 만든다고 하는 거잖아. 대충 맞아 떨어지고.

간혹 치열한 작가 ‘선생’들이 계시지. 좀 더 전문적인 분들. 잘 모르겠어. 김수현 작가나 너희들이나 연륜과 실력만 차이 나는 건지, 소설가와 시인처럼 좀 다른 영역인지. 여하튼 너희들 작가라는 애들이 구성하는 포맷이 너무 뻔한거야. 유치하고. 그래, ‘똥덩어리’야.

본론으로 돌아갈게. 에스프레소 얘기 너무 웃겨. 이건 ‘마중물’이야. 실은 ‘베바’ 보면서 느낀 거 쓰려고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보고 좋은 거 써야지 했는데 오줌도 참는 내 인내심이 에스프레소에서, 그 강마에 대사에서 무너졌어.

쓸 게 너무 많고 하도 평들이 많으니 그냥 난 물어볼게, 한 가지만 더. 강마에를 더 완벽한 자로 만들거니, 아니면 일반인 속 강선생으로 만들거니? 아직 끝이 아니니 속단이겠지만 후자로 느껴지는데 말이야. 혹 반전을 넣을 건지 궁금해서 말이야. 솔직히는 그래도 4회까지 한 거 보면 적당히 섞을 거 같긴 해. 토 나올 거 같아.

강마에를 보여줘. 내가 짜릿했던 대목 중 하나가 뭔지 알아? 이순재 분 김갑용의 대사 중에서 ‘남자의 로망’ 얘기야. 프레지던드, 제너럴, 마에스트로. 혹시 최근 많이 회자된 ‘리만’ 형제들이랑 적당히 섞어서 강마에 할 거였으면 그냥 15회로 끝내줘. 끝까지는 봐 줄게. 진짜로 50점까지는 받으려면 강마에를 보여줘. (남은 회 중에서) 단 한 회만이라도 말이야. 딱 백 번 양보해서 첫 4회까지처럼만 해 줘. 어째 캐릭터가 나아지긴 커녕 구축해 놓은 거 까먹고 울궈먹고 있냐.

“천박해.”

* 괄호는 내용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