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틀어박혀 있는 이유

Wednesday, February 11th, 2009

[제745호] 낭만 고양이 : 문화 : 뉴스 : 안인용의 런던 콜링 : 한겨레21.

오늘은 수요일. 수업에 치일 줄 알고 내심 걱정을 했다. 열 페이지도 안 나가던 진도를 하루 아침에 60페이지나 읽어 오라는 Civil Procedure 교수님의 엄포에 떨면서 말이지. 어랏, 진도는 안 나가고 75분동안 전체 아웃라인 강의를!

내일 Criminal Law는 휴강. 다음 주 Make-up으로 double classes가 되겠지만 걱정없이 듣는 재미가 있는 수업이어서 부담보다는 내일 하루 쉰다는 안도와 여유가 좋다. 그런데 왜 3:00 P.M. 밖에 안 됐는데 집에 있어야 하는 거지?

안인용 기자가 아주 잘 써 줬다. 바로 저 이유다. 피곤. 아까움 등등. 그저 집에서 밥 먹고 집에서 맥북 에어 끼고 있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경험치가 쌓인 것이다. 물론 아쉬운 면면–뭔가 해야하고 뭔가 봐야하고 뭔가 놓치면 아까울 것이라는–들은 지워버리거나 포기한다기보다는 미뤄둔다는 핑계를 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또 하나, 집에 있으면 좋은 이유는 바로 모자란 공부 시간 확보다. 하지만 이건 위 이유의 반대 차원, 보상 차원에서 피워낸 핑계에 지나지 않음을 매번 확인한다. 지금 8:45 P.M. 한 시간 있으면 졸릴 시간인데 계획한대로 책을 보고 있나? 아니다, 계속 맥북 에어와 함께 하고 있다. OmniFocus에 쌓아 둔 할 일이 태산인데도 먼 산 보기로 일관하는 중이다.

분명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이 저녁이 아까울 것이다. 뭔가 특별한 일을 했어야 했는데, 하며 말이지. 실상 할 일은 없는데도 말이지. 그나마 계획한대로 책에 코를 박고 있었다면 그 아쉬움이 위안으로 일부 바뀌었을테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 여유를 즐기는 편이 아직은 좋다. 주중에 한번도 앉을 새가 없는 이 의자, 아이팟 하이파이 옆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여유가, 이 여유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이 좋다.

지난 주부터 아쉬움을 달래는 한 가지 방법을 개발해 낸 것이, 바로 아침 운동이다. 여전히 공부 아닌 다른 방법이지만 그래도 효과는 좋았다. 내일도 아침부터 시도해 볼 참이다. 인증샷도 한번 마련해 보려 한다.

아, 로스쿨 관련 첫 글을 이렇게 한번 올려 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