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광마방 :: 천재에 대하여 ……………마광수
Thursday, November 27th, 2008천재.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기실 천재란 우리 눈에 보이는 곳에 없다고, 어디선가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다니긴 했지만-자기 능력을 못 보고 환경에 투정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했던 말이다- 사실 난 천재의 존재를 믿는다.
관련해서 마광수 교수께서 ‘천재론’을 한 자락 보여주셨다. 글 하단에 가서는 그 천재의 범주에 자신을 넣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우리 정서에 좀 남사스럽다해도 말씀하신 천재론에 의한다면 기꺼이 마광수 교수도 그 천재 중 한 사람인 것으로 생각한다. 비록 ‘얄리얄리 얄라송’하는 ‘알라딘’ 책은 두번째 권에서 읽다가 중단했지만, 그래서 사실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 그 ‘천재스러움’을 자신있게 지지할 수 있는 기반은 없지만 말이다.
[From [일사일언] 낄낄거리며 아이스크림 핥던 노벨 화학상 수상자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외부 칼럼인데 “과학칼럼니스트”라고만 되어 있다. 정체는 뭘까. 한국 신문도 외부 기고자의 신분에 대한 고민을 다양하게 풀어 내는 걸까.))
대비되는 매체이지만 비슷한 내용의 글이 위 링크에도 실렸다. “느슨한 일반인”이란 단어 선택에서 매력을 느낀다. 한국의 여러 문제 중 하나는 바로 그 느슨함에 대해 관용하지 못 하는 사회 전체의 태도이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다시 여러 상황과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웬만큼 ‘사는 사람들’의 한국 탈출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지지난 주 멀리 미국 촌동네까지 왕림해 주신 바머님의 증언이다. 현장에 계시니 더욱 많이 보고 느끼신다고 한다. 그 사는 모습이 대체로 한국의 중산층이라 할 수 있을 게다. 그런 사람들이 한국을 떠나 (정확히 말하면) 미국에 오고 있고 또한 못 와서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이제 막 경쟁의 장 초입에 놓인 우리 두 아이들을 생각하면 교육을 1순위로 탈출의 명분으로 꼽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또한 여기 촌구석에 오기 전에 그런 생각을 안 한바 아니다. 느슨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더더욱 팽팽히 당겨지는 현실을 생각할 때 차라리 더 팽팽할 지언정, 그래서 피눈물이 흐르고 한치 앞을 못 보는 상황에 도래할 지언정 미국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 아이들에게만이라도 그 느슨함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들은 바로는 느슨해도 할만큼 하면 웬만한, 아니 (우습게도) 한국에서 ‘더 쳐 주는 인재’로 여겨질 수 있을만큼 결과를 얻는다는데 어느 부모가 마다할 수 있겠는가.
아이를 낳고 처음에 듣는 말이 ‘착각말라’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 천재 아닐까 하는 착각을 말라는 것이었다. 아마 많은 부모가 이런 경험이 있을 줄 안다. 진심으로 아이들이 천재였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일까. 그렇지 않다. 팽팽한 경쟁과 그 경기장이 눈에 선하니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천재라는 재능에 기대 좀 더 마음껏 나래를 펼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스스로에게도 해당했으면 하는 마음의 표현일 뿐이다.
영재 학교다, 무슨 중학교다, 특수 목적이 도대체 뭐인지 모를 학교와 그에 대한 부당한 우대 등등, 생각하면 어지러운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다. 천재라면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당당히 S 마크를 이마에 새길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느슨한 천재’들에게 ‘재능은 있으나 노력을 하지 않는 아이’라는 수 많은 낙인을 찍어오지 않았던가. 부모조차도 자기 자식을 용인하고 기다리지 못 하는 현실.
“비급 좌파” 김규항님의 블로그를 구독한다. 아래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잡지.
http://www.goraeya.co.kr/new/
아직 공부 전 단계라서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 보는 바로는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기대를 걸어 본다. 짧지만 교육 현실을 둘러 본 눈을 가진 입장에서 향후 관심을 넘어 뭔가 해결해야 할 짐을 져야 할까 하는 고민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