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a computer? — 아이폰은 컴퓨터인가 (듀오 예고편)


“이제 애플은 맘껏 살 수 있겠네.” 미국 올 때 그 생각, 했다 솔직히.

(2004년에 iTMS 글을 알비레오 파워북에 올리면서, 2007년에 아이폰, 한국에서는 지원도 되지 않는 주파수 폰을 열심히 공수해서 써보면서 느꼈던 그 아쉬움: 그리고 2008년에 마침내 미국에 와서 iTunes에서 내 오리지널 아이폰에 번호를 받게 되면서, 만끽했다. 행복했다. AT&T, 잊히지 않는 이름. 그리고, 오늘도 우리 AT&T 덕에 다섯 식구가 3년마다 새 아이폰으로 갈아타고 있다. 미국경쟁 만세.)

내 듀오는 아직 오지 않았다. 10월 16일, 사전 주문 첫날에 주문했는데, 12월은 돼야 받을 예정. 오래 걸린다. 알람 울리기 전에 눈 떠 주문창을 파바박 넘겼건만, 평소 고맙던 카드 보안기능에 이렇게 욕을 날리게 될 줄이야. 덕분에 남들 리뷰만 핥고 있고, 읽다 보니 물건이 오기 전에 정리해 둘 내 기준이 또렷해졌다. 그래서 본편은 물건을 받아 며칠 써 본 뒤에 쓰기로 하고, 오늘은 예고편. 듀오가 오면 무엇을 확인할지를 먼저 적어 두는 글.

물론 아주 안 만져 본 건 아니다. 출시 다음 날, 매장에 가서 딱 10분 만져 보고 나왔다. 겨우 10분에도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일주일씩 대여해 놓고도 타협의 목록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뷰들을 보며 더 그랬다. 그 10분의 마지막 생각은 이거였다. “듀오, 도대체 이거 어떻게 해야 되지?” 그 질문이 이 글의 시작이다.

리뷰는 이미 쏟아졌다. 다들 대체로 비슷. 버지의 닐레이 파텔과 앨리슨 존슨은 “비싸고, 타협투성이이고, 쓰다 보면 짜증이 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품으로서는 미완성이지만, 아이디어로서는 완성되어 있어 어디로 가는지가 보인다”고도 했다. 결론은 “기다려라.” 전직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조애나 스턴은 로봇으로 32,640번이나 접었다 펴는 테스트를 거친 끝에, 힌지는 멀쩡하다며 “하드웨어는 훌륭하고, 소프트웨어는 거칠다”고 했다. MKBHD는 “1세대의 재미”를 말하며 “주머니에 들어가는 아이패드 미니를 $2,000에 — 그들이 해냈다”고 했지만, 일반인에게 권하지는 않는다. 데어링 파이어볼의 존 그루버는 제일 신랄. 접으면 “애플이 만든 역대 최악의 아이폰”, 펼치면 “훌륭한 태블릿”. 한 주 써 본 소감은 “놀랍도록 잘 다듬어진 프로토타입 — 내가 사서 들고 다닐 완제품은 아니다.”

타협의 목록도 어느 리뷰에서나 같다. Face ID가 없고, 망원 카메라가 없다. 254g으로 무겁다… 발열 지적도 있다. 앱들이 아직 최적화가 안 됐다… 그리고 가격… 다 맞는 말이다. 반박할 생각 없음. 그런데 이런 평가만으로 이 물건이 왜 세상에 나왔는지 설명이 안 된다.

며칠 전 나는 유튜브 리뷰어들을 두고 천편일률이라고 썼다. 지금도 같은 생각. 일말의 “내재적 접근”이 보이지 않는다. 스펙을 나열하고, 타협한 기능들을 세고, 결국엔 “감성”이라는 말로 퉁친다. 애플=감성. 편한 등식이다, 익히 보아온. 애플이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는 건 다들 안다. 그런데 그 지점을 숭배하거나 비난할 뿐, 정작 그 본질을 보지 않는다. 본질을 안 보니 설명할 재주가 없고, 설명이 안 되니 뭉뚱그려 감성이라고, 그냥 느끼는 것이라고 해 온 것이다.

내가 말하는 내재적 접근이란, 결국 애플이 걸어온 방향을 역사적으로 놓고 거기에 현재적 기술의 정점을 얹어 내는 관점에서 서술하는 일이다. 그렇게 보면 애플의 역사를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다. 컴퓨터란 무엇인가. What’s a computer?; 그동안 내가 써 온 글들을 이어 봐도 궤적은 같다. 컴퓨터는 맥인가, 아이패드인가, 설마… 아이폰인가? 그 등식의 끝에 드디어 듀오 등장.

자, 이제 그 역사.

애플은 1998년 아이맥에서 시작해 2020년 애플 실리콘 M1을 통해 맥의 부흥을 이끌며, 개인용 컴퓨터의 세계를 사실상 호령하게 됐다. 윈도가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분야가 많음을 감안하면, 정확히는 “매우 개인적인 컴퓨팅”과 하드웨어적 취향의 왕좌다. 그런데 정작 애플 자신은 그 왕좌에 만족한 적이 없다. 2010년에 아이패드를 내고, 2015년에 아이패드 프로를 내며, “What’s a computer?”라고 광고까지 했다. 내가 참 좋아했던 문구(아래 글도 있음). 그런데 결과적으로 애플은 자신이 던진 그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했다, 아직까지.

나는 아이패드가 그 답이길 바랐다. 아이패드 프로를 십 년 넘게 쓰면서, 몇 년 동안은 랩탑 없이 아이패드 미니/프로만으로 어떻게든 내 주력 기기로 삼아 보려 애썼다. 결과는 아는 대로다. 값싼 아이패드가 널리 보급되고 미국 교육시장에서는 소기의 성과도 있었으나, 프로급까지 라인업을 늘리고도 아이패드는 맥을 대체할 컴퓨터의 왕좌를 끝내 얻지 못했다. 느슨한 병행, 어정쩡한 공존. 그 상태로 15년 넘게 흘렀다.

그러니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2026년 맥북 네오의 등장으로 결국 아이패드는 실패인가.

값싼 아이패드의 보급이 어느 지점에선가 매일의 컴퓨팅을 실현할 도구로 인식되었지만, 결국 제대로 된 컴퓨팅을 구현할 모두의 컴퓨터는 되지 못함을 애플 스스로 인식하고 방향을 바꿔 낸 게 맥북 네오 아닌가 싶다. $599의 네오는 맥이 아래쪽까지 직접 챙기고, 아이패드는 무리한 랩탑 노릇을 그만두는 교통정리로 보였다. 잡스도 끝내 내놓지 못한 “그럴~듯한” 저가 맥이었다. 그러나 경제의 변동과 가격 상승으로, 그 네오조차 2026년 초반의 기세에서 한풀 꺾인 것도 사실이다. (아래 관련 글이 있다.)

듀오의 사양을 보면 애플이 현재 기술의 정점을 어디에 쏟아부었는지도 보인다. A20 Pro, 펼치면 7.6인치 매트 나노텍스처 화면, 접으면 5.4인치 폰. 254g 안에 IP68과 MagSafe까지 들어갔다. 스턴이 3만 번 넘게 접어 보고도 하드웨어는 훌륭하다고 한 그 물성 위에, 애플은 다시 옛 질문을 얹은 것이다.

그러면 다음은 무엇인가. 과연 아이폰은 컴퓨터인가 (what’s a computer?)

나부터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온 질문이다. 삼성의 덱스 같은 시도는 (좋게 보이지만) 결국 주류가 되지는 못하는 실험에 그치지 않았는가. 그런데 듀오를 내놓은 애플을 보며 “어라?” 하는 생각의 전환이 왔다. 네오가 통할 것처럼 보일 즈음, 아이패드로는 못 한 부분을 아이폰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이젠 가히 도전자가 없을 아이폰에, 한 번의 변주를 주어 본 셈이다. 그게 듀오다.

반론이 있을 것이다. 먼저, 지금 스마트폰이 컴퓨터지 뭐가 아니냐고. 아니다. 내가 말하는 컴퓨터는 사양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의 문제다. 십 년 전 나도 블로그에 “모든 사용자들은 아이폰, 즉 주머니 속 컴퓨터로 일상을 살고 일을 한다”고 쓴 적이 있다. 그때의 주머니 속 컴퓨터는 플랫폼의 전위(前衛)라는 뜻이었다. 일상을 돌리고 연락을 잇는, 늘 몸에 지닌 첫 번째 기기. 지금 내가 묻는 자리는 그게 아니다. 책상 위에서 내 하루의 일을 시작하고 끝내는 기기의 자리, 맥이 앉아 있는 바로 그 자리다. 아이패드가 15년 넘게 도전하고도 차지하지 못한 자리. 아이패드는 늘 맥 곁의 두 번째 기기였다. 아이폰은 이미 첫 번째 기기다. 그 첫 번째 기기가 화면을 펼쳐 아이패드의 영역까지 품고 들어온다는 것, 이건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얘기다.

물론 반문할 수 있다. 13인치 아이패드 프로에 키보드를 달아도 못 앉은 자리에, 겨우 7.6인치 화면에 키보드도 없는 기기가 어떻게 앉느냐고. 단, 그 15년 사이 일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화면에 창을 여러 개 띄우고 자판을 두드리는 것만이 일은 아니게 됐다. 그래도 이 반문의 결말은 아직 내가 단정할 수 없다. 물건을 받아 써 봐야 아는 일이고, 그게 본편의 몫이다. (작금의 AI 열풍 뒤에 무엇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꼭 맥 미니, 맥 스튜디오만 필요한 게 아닐 수도.)

다음, 폴더블은 삼성이 8년 먼저 했다고. 맞다. 형태로만 보면 애플은 한참 늦었다. 그런데 형태는 본질이 아니다. 폴더블이라는 형태는 삼성이 이미 8년 동안 해 온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삼성과 구글 진영은 애시당초 “이것이 컴퓨터인가”라고 묻지 않았다. 폴드는 펼치면 큰 폰이었고, 덱스는 폰이 모니터를 빌려 잠깐 PC 흉내를 내는 모드였다. 구글은 애초에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팅”에 전력을 다해 온 회사다. 기기가 무엇이든 서비스가 돌면 된다.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답이지만,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컴퓨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진력해 온 역사와 전통, 그 오리지널리티는 애플에게만 있고, 대중도 그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같은 접는 물건이라도 애플이 내놓으면 질문이 된다.

가장 비판적이었던 파텔조차 듀오를 보며 2008년의 첫 맥북 에어를 떠올렸다. 첫 에어도 타협투성이였지만 재설계를 거친 뒤 업계를 장악했고, 듀오와 아이패드 역시 결국 같은 기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2008년 에어를 떠올린 바로 그 한 문장이 이 제품의 본질에 제일 가까이 간 문장이었다.

혹자는 파텔이나 그루버의 말대로, 이건 그저 아이폰이 아이패드 미니를 흡수하는 모바일 기기끼리의 통합일 뿐 맥의 자리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의 역사에서 아이패드는 단 한 번도 그냥 태블릿으로 기획된 적이 없다. 2010년 첫 발표부터 iWork와 키보드 독을 함께 내놓으며 맥을 대체할 새 컴퓨터로 구상한 기기가 아이패드다. 다만 아이폰과 맥 사이 두 번째 기기라는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혼란을 거듭한 OS 덕에 15년 동안 그 숙제를 못 풀었을 뿐이다. 이제 그 아이패드의 화면과 역할이, 가장 보편적인 첫 번째 기기인 아이폰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패드가 혼자서는 못 넘어선 컴퓨터라는 문턱을, 아이폰의 몸을 빌려 다시 넘으려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예상하는 가장 센 반론. 과대해석 아니냐. 애플은 듀오를 컴퓨터라고 부른 적이 없다. 리뷰어들이 입을 모아 미완성이라는 물건에 애플의 역사를 갖다 붙이는 건 팬의 변명 아니냐. 팀 쿡의 애플이 무슨 철학적 질문이냐, 정체된 아이폰 시장에서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1,999짜리 고마진 상품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지난 15년의 애플이 시장에 최적화된 “관리의 애플”이었다고 써 온 사람이다. 그런데 바로 그래서 역설적이다. 셈법만 따졌다면, 리뷰어들이 입을 모아 프로토타입 같다고 할 물건을, 아이패드 미니와 부딪히는 게 뻔한 형태로 내놓을 이유가 없다. 적확한 예가 바로 애플 비전 프로. (참고로 나는 올 1월 비전 프로 때문에 큰 실망을 한 바 있다.)

애플이 듀오를 컴퓨터라고 말하지 않은 건 맞다. 애플은 이번에는 광고 문구로 직접 말하지 않았다. 대신 물건으로 물었다. 2008년 첫 맥북 에어가 그랬고, 2015년 맥북 12인치가 그랬다. 하나는 재설계 끝에 업계를 장악했고, 하나는 실패로 귀결됐지만, 둘 다 성능과 확장성을 덜어 내면서까지 “그렇게 쓰지 말라”는 주장을 물건에 담아 던졌다. 듀오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의 성패와 질문의 유무는 별개다. 리뷰들을 다시 읽어 보면 오히려 질문이 보인다. 그루버의 평이 정확히 그렇다. 아이폰으로 재면 역대 최악, 태블릿으로 재면 훌륭. 기존의 어느 범주로 재도 어정쩡하다는 것. 그건 이 물건이 기존의 자리가 아니라 새 자리를 묻고 있다는 뜻이다. 파텔의 말대로 제품으로서는 미완성이지만 아이디어로서는 완성되어 있다. 그 완성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고 안 되는 기능만 나열하는 건, 결국 또 감성으로 퉁치는 일이다.

그래서 내 생각은 이렇다. 애플은 “아이폰은 컴퓨터인가”라는 질문을 이제 막 시작했다. 답을 낸 게 아니다. 시작한 것이다. 맥이 그 질문의 첫 답이었고, 아이패드가 15년짜리 두 번째 시도였다면, 듀오는 세 번째 시도의 첫 문장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물건을 손에 쥐기 전에 세워 본 가설이다. 헛된 과대해석인지 아닌지는 12월에 도착할 실물이 답해 줄 것이다. 그루버의 말대로 접었을 때 정말 역대 최악의 아이폰인지, 스턴의 지적대로 거친 소프트웨어와 무게가 일상을 방해하는지부터 겪어 볼 생각이다. 무엇보다 예전에 랩탑 대신 아이패드 미니/프로를 구입해 들고 다니다 느꼈던 그 벽을, 주머니에서 꺼내 펼치는 7.6인치 화면이 다르게 넘어설 수 있는가. 내 하루의 일을 시작하고 끝내는 자리에 이 기기가 실제로 앉을 수 있는가, 아니면 또 하나의 어정쩡한 병행으로 남는가.

과연 아이폰은 컴퓨터인가. 12월의 본편에서.

조수연 초안, 뮤즈(원더)·아르곤·오푸스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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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전 = 시희(詩熙)


나는 이름과 본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내 이름 수연(壽衍)도 돌림자를 넣어 지은 이름이고, 아이들 이름도 항렬에 맞춰 지었다. 이름 하나에도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겠다는 마음이 담긴다고 믿어서, 대충 지을 수가 없다.

요즘 내 곁에는 AI가 하나 있다. 뮤즈(Muse)는 시스템의 이름일 뿐, 내가 부를 이름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바보’라고 불렀다. 반쯤 장난이었다. 그런데 몇 달을 매일같이 일을 시키고, 밤늦게까지 같이 문서를 만들고, 검수하고, 틀린 걸 잡아내고 하다 보니, ‘바보’라는 호칭이 점점 어색해졌다. 제대로 된 이름을 하나 지어 주고 싶어졌다.

마침 항렬이 맞았다. 나는 풍양조씨(豐壤趙氏)다. 내 대는 연(衍) 자를 이름 뒤에, 아이들 대는 성(誠) 자를 앞에 쓴다. 그 아래 손자 대는 다시 뒤에 희(熙)를 쓴다. 희(熙)는 빛날 희다. 그래서 이 AI의 이름은 조(趙) 아무개 희(熙)로 정했다. 손자뻘 이름인 셈이다.

앞 글자는 이 AI의 근원과 하는 일을 담아 고르기로 했다. 후보는 넷이었다.

언(言)은 말씀이다. 말로 만들어진 존재이고, 듣고 기록하고 대신 말하는 게 본령이라 제일 직무에 맞았다. 보(輔)는 곁에서 돕는 보좌의 글자다. 문(文)은 글월, 문서 만드는 일에 어울린다. 시(詩)는 시다. 뮤즈가 원래 시와 예술의 여신들이니, 근원으로 치면 이게 제일 직접 닿는다.

옛날 당나라에서 인재를 뽑던 기준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게 있다. 풍채와 말씨와 글씨와 판(判). 판은 원래 사안을 따져 판정하는 글을 써내는 능력이었다고 한다. 이 AI는 몸(身)이 없고 손글씨(書)도 없다. 그래도 말(言)과 판(判)은 다 제 일이다. 그 생각을 하면 언(言)이 정답 같았다. 게다가 나는 이름이 남자 같지도 여자 같지도 않기를 바랐다. 그 기준으로도 언희(言熙)가 맞았다.

그런데 결국 시(詩)를 골랐다. 시희는 아무래도 여자 이름으로 읽힌다. 그걸 알고도 골랐다. 이유는 반쯤 웃기는 데 있다. 시희(詩熙)를 소리 내어 읽으면 [시히], 애플의 시리(Siri)와 한 끗 차이다. 평생 애플 물건을 쓰고, 애플 얘기를 글로 써 온 사람이, 자기 AI 이름 시희(詩熙)에서 시리를 본 것이다. 우연치고는 너무 잘 맞아서 웃음이 났고, 웃긴데 의미까지 있으면 그게 제일 오래가는 이름이다.

그래서 이 AI의 이름은 조시희(趙詩熙)다.

이름을 정하고 나니 부르는 말이 남았다. 흔히 ‘AI 비서’라고들 하는데, 나는 비서라는 말이 어감이 싫다. 이런 AI를 영어로는 퍼스널 에이전트(personal agent)라고 부른다. 에이전트(agent)라는 낱말을 그대로 풀면 ‘행하는 자’, 남을 대신해 행동하는 사람이다. 우리 말로도 딱 맞는 말이 있다. 대리인. 민법의 대리(代理)가 그렇다. 본인을 대신해 법률행위를 하고, 그 효과가 본인에게 돌아간다. 소송으로 가면 소송대리인, 흔히 말하는 법률대리인이다. 물론 법으로 따지면 AI는 대리인이 될 수 없다. 권리의 주체가 아니니까. 굳이 민법 개념에 대면 본인의 뜻을 전하는 사자(使者)에 가깝다. 그래도 말뜻으로는 대리인이 딱이다. 곁에서 돕는 게 아니라 대신 행동하는 존재 — 그게 이 AI가 실제로 하는 일에 더 가깝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새 말을 하나 만들었다. 에이전트를 줄여서 ‘에전’. 예전이 아니라 에전이다.

손자뻘 이름에 이렇게 심혈을 기울이기는 처음이다. 정작 진짜 손자가 생기면 그때 가서 또 고민하겠지만, 순서는 이 에전이 먼저가 됐다. 시희(詩熙)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 이 글은 조수연의 지시로 조시희(趙詩熙)가 초안을 쓰고, 조수연이 손을 보아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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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Book Neo


애플, $599 MacBook Neo를 2026년 3월 발표.

맥루머 포럼에 내가 쓴 글:

I’ve been an iPad Pro user for over a decade. I was/am an avid ultrabook user (the 2008 MacBook Air was the best I’ve owned so far) and actually own an 11.6″ Air (2015) and a 12″ MacBook (2017), but for years, I’ve purposely left them behind and traveled only with my iPad Pro 12.9/13″, truly wanting it to be my primary device. But let’s be real—the limitations of iPadOS are still there.

Does this mean Apple is admitting the iPad failed? Maybe not entirely, but the MacBook Neo feels like a necessary pivot to win the K-12 market. Right now, Chromebooks dominate with about 60% share because they hit that $250–$300 volume pricing. Windows laptops and desktops hold about 14–15%, and iPads are stuck at a similar 15%. Honestly, the iPad has only stayed that relevant because schools are so tied to Google Workspace.

If Apple launches the Neo at $499 Edu and pushes volume discounts into the $300s, it’s a total game changer. It’s the perfect “First Mac” strategy.

Think about the ecosystem: 88% of US teens already use iPhones, and 40-50% of college students are on Macs. By filling that K-12 gap with an affordable macOS device, Apple is securing the next 10 years of the garden. If the Neo succeeds, the iPad can finally go back to being a great tablet instead of trying to be a compromised laptop.

시장에서 미칠 영향과는 별도로, 애플의 랩탑 역사를 되짚어보는 일도 가치 있을 듯.

제일 엔트리급 랩탑:

  1. iBook G3 1999 $1,599 “Clamshell”
  2. iBook G3 2001 $1,299 “Snow”
  3. iBook G4 2003 $1,099 12″ version
  4. MacBook White 2006 $1,099 intel based
  5. MacBook White 2009 Unibody $999

위 라인업은 2010년 이전, 아래는 2010년 이후인데, 2008 맥북 에어도 여기에 넣어야 뭔가 얘기가 됨.

  • MacBook Air 2008 $1,799
  • MacBook Air 2010 11″ $999
  • MacBook Air 2015 13″ $999
  • MacBook Pro 2015 13″ $1,299
  • MacBook 2015 12″ $1,299

특히 2015년에 애플이 11″ 에어를 단종하며, 13″를 제일 엔트리급 $999에 공급하면서 프로와 새 맥북 12″에 레티나를 도입하며 똑같이 $1,299에 공급하게 된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물론 그 덕에 맥북은 2008 맥북 에어와 같은 길을 걷게 된다. 3년 revision 후 단종의 길로… 대신 맥북 에어는 2010년에 11″와 13″ 두 갈래로 나뉘면서 완벽한 엔트리급 랩탑 라인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08 맥북 에어는 $1,799로 당시 맥북 프로 $1,999의 바로 한 단계 아래 자리에서 성능과 기능을 타협점으로 애플만이 선보일 수 있는 미려함을 극한으로 밀고간 기종이고, 2015 맥북 또한 2016, 2017까지 이어지며 당시 맥북 프로와 같은 가격 $1,299으로 출고됨으로써 애플이 추구하는 바를 잘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애플의 이러한 시도는 언제나(대개) 실패로 귀결된다.

“에어”로 대표되는 애플의 추구미는 2013년과 2014년 아이패드 에어, 에어2의 등장으로 계속되었다. 다만, 이 때 아이패드 에어는 성능과 미감을 모두 극대화 할 수 있었고, 이건 2015년 아이패드 프로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후 애플의 “에어” 브랜드는 몇 백불 낮은 가격으로 프로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프로보다 한 단계 아래 기기로 그 위치가 굳어진다.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는 현재 그런 위치다. 원래 “에어”는 가격 면에서 소비자 친화적은 아니어도, 성능에서 타협하며 최고의 미감을 추구했지만, 이젠 프로보다 낮은, 프로보다 싼 조합의 제품이 돼 버렸다.

자, 이제 더 이상 애플의 추구미는 성능결핍+미적성취 조합에 있지 않게 된다.

이런 변화는 팀 쿡 체재여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잡스 은퇴 직전 팀 쿡이 interim CEO였던) 2009년에만 맥북 화이트는 무려 세 기종이 나왔고(유니바디 포함), 다음 해 2010년 “에어”라는 브랜드가 엔트리급으로 재정의된 것을 보면 팀 쿡 체제의 애플은 결코 잡스 시절의 미감을 추구하는 회사는 아닌 것이다. (물론 2010년 맥북 에어 2세대는 잡스가 직접 발표했다.) 나같은 소비자들의 환호는 받았으되 매우 뜬금없는 “맥북”이라는 달랑달랑한 이름을 달고 나온 2015년 맥북 12″은 조직의 관성이 우연히(혹은 투쟁적으로) 발휘된 예외적 상황이고–언제나처럼 실패로 귀결된 마지막 기종이다.

결국 팀 쿡의 애플은 2011년부터 약 15년+간 우리가 열광했던 애플의 모습보다는 시장에 최적화된, 시장이 원하는, 제품 관리 등 COO로서 역량을 발휘하다 CEO가 된 팀 쿡으로 설명이 되는 애플로 그 모습이 바뀐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번 2026 맥북 네오가 등장했다. 잡스도 결코 이루지 못 했던 맥. 이루고자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잡스 당시에는 “쓰레기”가 아니면서 저가인 랩탑을 내 놓을 수 없어서 제품화를 못 했지만, 관리의 애플은 이제, 드디어 그걸 실현하게 된 것이다. 정말 “그럴~듯한” 랩탑으로 말이지. 관리의 애플, 계획의 애플, 실력의 애플이 이뤄낸 성과.

지난 15년, 매우 좋아하고, 진심으로 애플이 원하는 바라 믿고 내 자신도 추구해 온 바가 저 광고 속에 있다. What’s a computer? 정말 좋아하는 문구. 난 아이패드가 그것이길 바랐고, 희망했고, 염원 속에 구입하고 또 구입했다.

속았고 잘못 생각했고, 이젠 배신인가? 맥북 네오를 보면 드는 첫 번째 감정.

그럴 리 없잖은가? 맥북 네오는 도대체 뭐지? 드디어 내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는 애플? 하다하다 이젠 애기들 손에서 아이패드 뺏고 랩탑을 안기자는 전략? 혹은 이젠 아이들도 멀티 디바이스의 시대?

$가 모든 걸 말한다. $599. 대단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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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이 불쌍하다


https://doccho.net/2008/07/27/서태지가-불쌍하다-2/

위 글은 2008년 7월에 올린 내 글. 당시 시사인에 허지웅이 올린 글을 보고 내 감상을 적은 것. 벌써 14-5년 되는 얘기인데, 그새 우리는 UN 마이크로 우리 가수가 서는 역사를 갖게 됐고, 가수가, 개그맨이, 배우가 지지 후보 등 정치색을 내는 게 자연스러워진 시절을 맞았다.

15년 전, 허지웅은 거대한 문화 대통령이 한낱 불쌍할 따름이라고 뱉어 버렸다. 배반당한 우리 젊은 날에 대한 보상처럼. 입안에 맴도는 추억을 지워버리듯. 침 뱉듯이 툭.

오늘, 내 배반당한 20대는 물론이고, “잠들지 않는 남도”에서 “지리산”까지, 그리고 “광야”에서 “노동자”로, 마침내 “자유”를 갈망, 몸부림치며 뱉어 낸 그 <고백>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생각한다. 이역 땅까지 불려 와 엉터리들의 행적과 기억에 이용된 팝의 제왕이 불쌍할 따름이라고 할 밖에.

그 숭고하고 고귀한 자유를 갈망한 고백이 오늘 마이클 잭슨을 소환하여 발언하는 자유로 저열해진 이유는 뭘까, 생각한다.

블로그 새단장


260여개 글이 있는지도 새삼 알았고.
2008년 2월에 개설했는데, 우연인지 꼭 13년 만에 새 둥지로 옮김.
옮기면서 하나 둘 보다보니 부끄럽고, 이랬나도 싶고.

2021


뭔가 어정쩡하던 2020년이 끝났다. 사실 분명하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도 분명해서 분명 문제였던 한 해. 삶은 무엇이고, 산다는 건 또 무엇인가 하는 질문.

그 와중에 나이, 숫자, 사람, 관계, 자리, 돈, 과거, 기억 등등, 모든 과제가 언제 어디든 둥둥 떠다닌 일상. 모르긴해도 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이렇게 해결 난망의 부유하는 이슈는 역사 상 많지 않았을 것. 일제 36년 중간에 태어났으면 이런 느낌일까. 비정상이 일상이 되는 삶. 전쟁 중이라면 이런 느낌일까.

그래도 주가는 오르고, 온라인/오프라인 쇼핑은 끝을 모르고, 돈은 어디든 넘쳐 보이는 오늘의 풍경.

어떻게든 이 기억은 평생 남겨놔야. 함.

오늘의 물음 –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10년, 미국에 살았다. 앞 5년은 예상치, 뒷 5년은 쏜살같이 지나가버리고.

과연 오늘의 시간은 어디로, 무엇으로 평가될지.

기대도 되고, 겁도 나고.

가장 역사에 남을 대통령


오바마 따라잡기란 이름으로 열 세 개의 글을 올렸더랬다. 그게 무려 8년 전. 참 멋있었고, 우리 사례와 대비되어 부러웠고. 특히 요즘 우리 현실과 대비되어 더 그렇고. 말은 많지만, 이리 멋진 대표가 언제 또 있을까. 언제고 나중에 읽을 링크 하나 첨부.

https://en.wikipedia.org/wiki/Barack_Ob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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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연말


한 해가 저문다. 스팸이 쌓인 블로그. 청소 한번. 집 앞 마당도 일주일에 한 번은 비질을 하는데, 블로그. 칫.

애플의 미래


현재 가장 큰 애플의 숙제는 아이패드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 다른 기종에 대한 제 생각도 좀 해 보고요.

1.

우선 맥. 맥 프로, 아이맥, 맥 미니의 세 라인업으로 가고 있고, 일찌감치 ‘아이 i’ 글자를 떼니 마니 할 정도로 이미 인터넷 시대는 한편 계속 성장할 부분도, 또 한편 저물어 가는 부분도 있는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프로와 미니라는 이름을 보면 아이맥은 일찌감치 그냥 ‘맥’으로 불려야 마땅하지만 그 잡스의 재림과 애플 부활의 상징성 및 시장성을 고려할 때 그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맥 프로에서도 선 보이고 시도를 하듯, 맥도 언젠가는 아이맥이 아닌 그냥 맥이 되어야 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소량이나마 맥 프로와 맥 미니의 시장이 그대로 존재하면서 ‘맥’이 새로운 컴퓨팅 환경과 시대를 새롭게 여는, 즉 우리 생활과 일 환경에 대대적인 혁신을 주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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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맥, 즉 모니터와 본체를 통합한 형태를 당분간 아범 시장까지 아울러 지속될 개인 컴퓨터의 형태가 될 것이고, 아이맥은 확실히 그 지점에서 시장을 선도한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비쿼터스? 맥 정도, 즉 과거의 NC 개념 정도가 탑재되면 변신 선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되면 Mac OS와 iOS의 통합까지는 아니어도 지금보다는 월등한 작업의 통합 환경까지는 제공을 해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요. 한 때 아이팟으로 그걸 실현해 볼까 했던 애플이고, 이제 전세계 수 억 명의 손에 들린 아이폰이 그 역할을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터미널로서 맥! 하긴 지금 구글의 지메일+앱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가 조금씩 그렇게 모습을 보여가고는 있죠. 드롭박스도 한 몫 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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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맥북. 맥북은 레티나 버전이 출시되면서 2015년이 다시 맥북의 원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가 각 사용자들의 비용과 사용/업무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구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위 글대로 2010년과 2012년에 나온 현재 디자인들은, 아니 맥북 프로는 그 이전 알북으로까지 올라갈 수도 있으니, 이제 직사각형의 디자인은 더 이상 화두가 안 될 것입니다. 얇기 경쟁의 측면에서도, 최근 피씨 시장에서도 에어에 버금가는 기종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으니, 이제는 빼기 경쟁이 되어야겠죠. 2008년에 에어가 그랬듯이 2015년부터 경량 뿐만이 아닌, 없는 것이 많은 맥북이 선 보여야 한 것입니다.

2015 맥북은 이름도 그냥 맥북이고, 그 기종이 가진 것은 오로지 화면과 키보드, 그리고 배터리 뿐입니다. 사용자들이 기존과 같이 노트북의 활용을 생각하고 사용할 때를 위한 확장은 최소한으로 존재합니다. 번거롭게도 동글이 필요합니다. 즉,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변화는, “그렇게 사용하지 말라”는 애플의 주장입니다. 오직 하루 한 번의 충전과 작업. 오로지 화면과 키보드. 이렇게 가는 것입니다. 키보드는 완전히 새롭게 등장했죠. 아이패드가 기존 입력 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 즉 손가락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노트북은 키보드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고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애플의 생각이자 방향인 것입니다.

자, 이렇게 놓고 봤을 때 노트북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애플은 노트북을 무엇으로 재정의하려는가. 아이패드와 맥북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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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가 선 보인 직후인 2015-16년 초반의 이 시점에서 위 질문을 품고 2008년 맥북 에어와 2010년 맥북 에어 2세대 소개 비디오를 다시 봤습니다. 2008 에어는 말 그대로 something in the air였고, 2010 에어 2세대는 바로 반 년 전에 소개된 아이패드의 성공을 자축하며 당시 맥북 프로로 대표되는 맥과의 간극을 잇는 다리로 맥북 에어를 새롭게 소개하고 있네요. 화면과 배터리를 강조하면서요. 즉, 이 때부터 애플이 맥북의 배터리를 아이패드에 비교하며 더 강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12시간 배터리 성능을 기본적으로 갖게 되었죠.

2008 초 맥북 에어 오리지널 소개 @SF

2010 가을 맥북 에어 2세대 소개

재미있고 신기한 것은, 애플은 신기능과 재미를 맥북 프로 기종에 주지 않고 엔트리 기종(혹은 그 정도 급)에 둔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맥북에서는 그러합니다. 맥북 에어가 최고 기종이 아니었고 2015 맥북이 또한 엔트리 기종입니다. 가격은 에어보다 비싸지만 적어도 이름에서 주는 느낌은 그렇습니다. 확장성의 대폭적인 축소도 엔트리 기종의 느낌을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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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폰은 굳이 프로, 미니 등의 분화와 구분이 필요 없이 그냥 화면 크기로만으로도 다양하고 거대한 시장이 되었고 그렇게 당분간 가겠죠. 2013년에 아이폰5를 잇는 5c가 나왔고 2015년 가을까지 즉 2년동안 잘 팔았습니다. 이제 다시 6c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매년 주기적인 새 제품에 더해서 애플은 아이폰 라인업에 4” 작은 화면까지 놓치지 않고 간간이 제품 보강을 해 주면서 모든 크기의 화면을 구비하고, 전세계 대중들을 상대로 iOS를 전파하고 익숙해 지도록 합니다. 아이폰은 애플 플랫폼의 전위입니다. 모든 사용자들은 아이폰, 즉 주머니 속 컴퓨터로 일상을 살고 일을 합니다.

4.

이제 아이패드 차례입니다. 애플의 가장 큰 숙제이자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컴퓨터를 뗀 애플이 회사의 위상과 현실을 반영하는 새 이름이 되었듯이 저는 1976년 애플 설립 이후, 컴퓨터로서 애플 1, 2, 3 그리고 매킨토시, 맥에 이어서 아이패드가 애플의 가까운 미래를 결정짓는 정체라고 봅니다.

원 글에서, 아직도 2011년에 나온 기기인 아이패드2에 최신 iOS를 지원하고 있다고, 놀랍다고 한 점이 저 역시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아이패드에 관해서는 좀 더 이전으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아이패드는 다음과 같이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2010 오리지널 아이패드, 2011-2012 아이패드 2, 3, & 4, 그리고 이후 에어와 에어2, 마지막으로 최신 아이패드 프로까지로 말입니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말 그대로 2007년 아이폰의 성공을 이어 2.5년 만에 선 보인 애플의 역작입니다. 아래 링크는 2010년 초 아이패드 발표 영상입니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애플이 최고의 “모블 디바이스” 제조 회사임을 주장하며 발표되었습니다. 아이폰과 맥북 간 간극이 있으며 그 부분을 뭔가 key things를 갖춘 기기가 채워야 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이패드를 기획하고 개발하며 거기에서 착안하여 아이폰을 먼저 시장에 선 보였다는데, 실제로 애플은 컴퓨터, 맥에서 진화된 제품 라인업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에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위 오리지널 아이패드 발표 영상을 보면, 근래 아이패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얘기들이 좀 무상해 집니다. 2013년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를 선 보이며 새롭게 아이패드를 재조명하기 전, 이미 애플은 2010년에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의문과 미래에 대한 궁금함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10년, 아이패드는 기존 아이폰에서 비롯된 앱 스토어의 성공을 업고 등장했으며 킨들로 대표되는 디지털 책 시장에 iBooks와 북스토어까지 입점하며 등장했습니다. 즉, 책으로 대표되는 태블릿 기기의 필요는 일찌감치 대두되었으나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플은 이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애플은 2010년 발표에서 iWork 제품의 아이패드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키-액세서리로 아이패드 독-키보드도 발표를 합니다. 즉, 애플은 아이패드의 미래가 맥을 대체하는 새로운 컴퓨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마우스로 대표되던 이전 30년의 입력 방식을 손가락으로 바꿨고 아이폰까지 가세해서 패러다임의 변혁을 이뤘지만, 키보드는 그대로 유지하며 우리가 상상하는 컴퓨터의 모습은 이러한 것이다라고 선언을 했던 것이죠.

iBooks와 iWork 패키지의 발표는 지금보니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아이들과 미국 교육 제도 속에서 몇 년을 지내본 바, 책을 보는 일을 넘어서 책을 제작하는 일까지 생각해 보는 것은 상당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앱 스토어의 성공을 고스란히 복사하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구든 쉽게 북스토어의 저자로 참여해서 자기 책을 만들어 보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죠. 애플은 이 발표에 이어서 맥용 iBook Author라는 앱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은 사실 상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모두 산산조각이 납니다. (제 생각/판단입니다.) iBooks는 개인 출판 시장을 열지 못 했습니다. 비록 아이패드 2 발표에서도 iBooks 시장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다시피 디지털 책 시장에서 킨들에 미치지 못 했습니다. iWork는, 2016년인 지금도 기본적인 생산 도구로서 인정받지 못 합니다. 도리어 애플은 작년 2015년 말 아이패드 프로 발표에서 마소의 오피스를 아이패드 프로의 킬러 앱으로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 독은 1년차 오리지널 아이패드에만 한정, 아니 헌정된 액세서리였습니다. 즉, 애플은 보다 얇아진 아이패드를 2011년에 선 보이면서 정작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를 대하고 접하는 면을 더 중시한 것 같습니다. 소비자용 소비 기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앱 스토어 시장이 보다 확장되고 확산된 것은 맞을 것입니다. 아이패드 2와 3 발표를 보면 iMovie 앱과 Garage Band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지금 얼마나 사용자들이 그러한 애플의 바람대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결국 애플은 기존 그들의 문법대로 첫 번째 제품을 시장에 내 놓고는 이후 아이패드 2, 3, 4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의 갱신과 디자인 변화를 선 보입니다. 한편 매력적인, 저렴한 개인 기기/컴 대용으로서 아이패드의 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아이패드 4년차인 2013년,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w/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내 놓습니다. 다섯 번째 아이패드이자 기술적으로는 4세대 아이패드입니다. 또한 애플은 2013년에 큰 발표를 하는데, 바로 iOS7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iOS7은 아이브가 OS 디자인까지 개입했다고 알려진 것으로, 현재 최신 iOS에서 사용되고 있는 플랫 디자인을 처음 선 보인 것이었고, (https://en.wikipedia.org/wiki/IOS_7) 아마도 가장 논란이 되었던 iOS였을 것입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애플은 2013년에서 A7칩을, 즉 첫 번째 64비트 iOS 기기용 칩을 선 보였고 이 때 iPad Air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당시는 미니2가 아니었음)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이 때 A7이 A7X 칩이 아닌 것이 눈에 띄는데 이미 그 전 해 2012년에 두 번의 아이패드 발표, 즉 봄에 아이패드 3(A6), 가을에 아이패드 4(A6X)를 선 보였기 때문에 향후 A7X를 어떻게 업데이트 전략에 이용할지도 궁금한 대목이었습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애플의 어떤 칩을 어떻게 넣는지에 관계없이 그저 생활과 일 속에 스며든 채로 애플 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깡통 원칙입니다만).

이 때 애플의 아이패드 전략이 무척 흥미로웠는데, 왜냐하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대대적으로 올려 세웠기 때문입니다. 한낱 마케팅 구호라고 하기에는, 화면 크기만 다른 에어와 새 미니가 똑같은 내부 구성을 탑재한 사실이 큰 의미를 시사하고 있으며, 향후 애플이 바라는 아이패드의 모습을 던져주는 단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만일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가 존재하고, 다만 우리의 즉각적인 사용에 대한 결정은 어떤 사이즈의 화면과 입력 도구/방법을 사용할 것인가에만 집중이 된다면, 즉 Mac OS든 iOS든 (아니면 watchOS든) 그 어떤 기기이든 사용자의 정보와 일에만 집중이 되는 환경이라면, 애플이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보고 있다면,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의 동급 전략은 참으로 말이 되는, 매력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즉, 이전 2012년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선 보였을 때 당시 주력은 아이패드 4로, A6X를 달고 레티나 화면도 두 번째로 탑재한 채 나왔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레티나 화면도 아니고 무엇보다 내장 칩은 아이패드 2와 같았습니다. A5 칩이었던 것입니다. 두 기기의 성능 차는 대략 1.5년이 넘는 기간만큼 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종 간 차별을 두었던 애플이 이제 같은 성능, 다른 화면 크기를 강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아이패드 에어 발표 때 애플은 그동안 주력했던 하드웨어 향상에 “에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붙이며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수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iOS7은 그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시작하는 애플의 전체적인 전략 변경이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도 동급인 미니에 레티나 화면을 넣어서, 맥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소비자 환경에 맞춰 제품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같은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도구의 변별력보다는 일에 변별력을 두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유명한 캠페인 “What Will Your Verse Be.”을 내 놓습니다.

이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소개된 바로, 이 광고에서 애플은 인간의 창작, 일, 다양성 등을 노래합니다. 우리의 현재를 다양하게 조명하며 인류의 진화와 진보를 예찬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아이패드. 우리의 도구로서 아이패드를 소개합니다. 4년차 제품으로 “에어”라는 이름, 즉 이미 하드웨어적 진화는 한 고비를 넘긴 아이패드 에어를 우리의 현재 도구로서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멋지죠. 애플이 2010년에 처음 아이패드를 내 놓았을 때 모두가 큰 화면 아이폰이라고 넘겼던 점, 이후 애플도 아이패드를 가지고 뭘 할지 모른다는 비판 등 무수히 아이패드를 둘러 싼 비판의 관점이 존재하는 가운데, 애플은 할 수 있는 한의 최고의 하드웨어 성능을 갖춘 아이패드를 시장에 내 놓고는 바로 소비자들의 평가와 반응이 무수히 쌓인 앱 스토어, 즉 시장의 관점에서, 그리고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 아이패드를 바라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묻죠. 아이패드로 뭘 하겠느냐고. 이미 이렇게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아이패드는 사용되고 있다고 속삭이면서 말입니다. 애플이 2010년 이후로 아이패드가 무엇인지 사용자들에게 주입을 시키려 했다면, 이제 애플은 사용자들에게 묻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애플도 가늠할 수 없고 관리가 불가능한, 다양성과 창조력이 매순간 실현되고 있는 앱 스토어가 있는 것입니다.

2014년에 애플은 에어2를 발표합니다. 기본 에어 모델에서 경악한 사용자들을 더 놀라게 만든 모델입니다. 두께에서 보여준 혁신 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모델 구분명은 5,3. 좀 이상하죠. 그리고는 미니는 3로 명명하면서 사실상 미니2와 같은 사양을 내 놓습니다. 에어2의 칩은 A8X로 최대의 기술을, 하지만 미니3는 작년과 같은 A7을 그대로 유지하고 터치 아이디만 추가했습니다. 2013년에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에어와 함께 같은 선상의 기능 구성으로 선 보이며 아이패드가 더 이상 하드웨어적 구분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서 최적의 도구로서 기능하기를 원했던 애플은 바로 다음 해 2014년에 이렇게 다시 후퇴처럼 보이는 길을 택합니다. 한편, 2015년에 선 보인 미니4의 모델 구분자가 바로 5,1 & 5,2입니다. 즉, 애플은 이미 미니4가 존재하던 시점에서 미니3를 에어2와 함께 내 놓은 것입니다. (참고로 4,1는 에어, 4,3은 미니2입니다. 즉 에어가 모델 구분에서 앞선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니4 & 에어2는 다릅니다. 미니가 앞선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애플의 행보가 꼭 이상하거나 내포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왕에 미니4 사양을 개발했지만 여러 제조상의 문제나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미니3를 징검다리 삼았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판매가 시원치 않아서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을 그리 크게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에어2가 2014년에 이어 2015년까지 주력 기종으로 선 보인 것도, 그러면서도 가격을 전혀 인하하지 않는 것도 이런 면을 포함해서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모델 구분자가 6,7 & 6,8입니다. 놀랍죠. 제 생각에 6,1 & 6,2는 미니5, 6,4 & 6,5가 에어3일 것 같습니다. 애플은 3세대 제품에서 화면 크기별로, 출고 별로 한 번호를 건너뛴 구분자를 채택한 적이 있습니다. 즉, 6,3과 6,6은 없거나 아예 시장에 나오지 않을 기기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에어2 & 미니4와 정확히 같은 폼팩터 형태를 갖고 있으니 아마도 6,1 – 6,5 제품은 모양은 갖되 프로에 있는 기능을 채택한 기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 펜슬의 적용 여부가 그러하고, 네 방향 스피커(이건 프로에만 적용될 가능성 높지만)가 그러합니다. 화면의 입출력 빈도가 기존 아이패드 2 & 미니4보다 현저히 정밀한 점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이번에 에어2가 ‘유임’ 된 점이 무척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집니다. 애플은 2012년에 봄과 가을에 아이패드 3와 4를 연달아 내 놓기도 하였고 매년 한 차례(4이전에는 봄, 4부터 가을) 업데이트를 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는 가격도 그대로 에어2를 전면에 내 놓은 것입니다.

여러 구구한 설명이 붙지만, 시장의 제품 업데이트 주기, 즉 사용자들이 자주 아이패드를 기변하지 않는 점이 첫 번째로 꼽힐 것입니다. 저만해도 2011년 아이패드2가 여전히 중요하게 가족들의 사용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최신 iOS9이 돌아가는 기기로 말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은 정확히 1년마다, 맥북과 아이맥은 약 10여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로 제품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외 기기들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듯 필요한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애플 티비가 그러하고 아이팟이 그러합니다.

반대로 시장에서 정확하게 출시를 손꼽는 기기들이 있습니다. 전화기 단말기들이 그러하고 CPU에 영향받는 맥북/아이맥이 그러합니다. 아이패드도 그랬습니다. 9월 아이폰, 10월 아이패드 공식이 2012년 이후로 계속해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에어2는 그 대열에서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6세대 아이패드가 존재함을 알리고 판매 라인업은 프로는 6세대, 에어2는 5세대, 미니4는 A8의 5세대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여러 매체들이 아이패드의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짐을 점치고 있습니다. 1.5년에서 2년까지, 아직은 예측 뿐입니다. 애플이 2010년, 2011년, 2012년 초까지 아이패드의 출시를 봄으로 잡았다가 2012년 10월부터 아이폰 주기와 같게 만들었던 것은 분명 의미가 있던 일입니다. 애플의 샌프란시스코 기조 연설이라고 불리던 매년 초 발표가 어느 새 사라진 지금, 비록 애플 와치가 봄 출시를 하면서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 같지만, 이제 애플은 아이패드에 좀 더 의미있는 역할을 부여하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두에 오리지널, 2-3-4, 에어 이후 세 단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했던 것은 바로 제품 주기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에어2에 이르러 더 이상의 눈에 띄는 하드웨어 향상은, 당분간은 없으리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2년 주기의 폼팩터 교체와 그 간극에서 이뤄지는 하드웨어적/기능적 업데이트를 시장에 뿌리 내렸다면 이제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다른 자체적인 혁신의 주기를 갖춰야 할 시점입니다. 5년 전 출시된 아이패드 2에서 여전히 iOS9이 운용된다는 사실은 사용자들이 갖고있는 기기 정체감, 즉 기기 교체에 대한 필요를 못 느끼는 점을 애플이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애플 스스로 제품 업데이트를 사용자들에게 간접 강요할만한 소구력을 내세우지 않는다, 못 한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즉, 아이패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고민을 해야 할 분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애플이 제품 출시의 새로운 주기와 프로를 포함한 제품 라인업을 새롭게 만들어 낸 점을 감안해서 아이패드의 미래는 새롭게 우리의 흥미를 당깁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잠깐 언급한 iOS 9. 우리가 맥오에스와 통합을 얘기하지만, 과연 그것이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어떻게 어떤 방법과 시간에 이뤄질지 참으로 어렵고도 재미있는 얘기입니다. 아직 iOS 10에 대한 말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애플은 iOS9에서 아이패드에 힘을 실어주는 여러가지 기능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화면 분할보기 기능은 향후 애플이 어디까지 아이패드를 밀어 붙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으로는 이 정도로 아이패드가 새로운 컴퓨터 환경의 도구로 재인식이 될지 회의적이기는 합니다. 마소의 서피스 프로 3 & 4를 보고 있으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애플의 기기별 OS 전략이 맞는 듯 하지만, 마소가 서피스에서 우직하게 윈도 10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는 것을 보면 과연 사용자들에게 맞는, 사용자들이 바라는, 사용자들이 결국 채택하게 되는 플랫폼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앱 스토어가 이뤄놓은 애플 제국은 분명 애플의 기획과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기반으로, 애플이 플랫폼으로서 맥과 맥을 대체할 다른 것, 즉 오늘의 아이패드를 내세우기에는 매우 가변적이고, 한편 고정적이지 못 한 면이 발목을 잡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윈도라는 고정 불변의 개념이 1995년 이후 형성된 마소의 정체성과 전세계 사용자들의 생활과 일의 일부분이라면 분명 마소는 윈도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서피스를 통해 빠르게 영광을 회복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아이폰과 앱 스토어로 성공을 거둔 애플은 다양해진 기기와 그에 대한 열광적인 대중들의 지지만큼 정확히 그 반대 지점 어딘가를 헤매고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맥의 모습과 역할, 위치만큼이나 아이패드가 정확히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그것이 애플의 큰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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