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사회적 인터넷’의 접목

March 18th, 2008 | by doccho |

‘소셜 네트워킹’ = ‘사회적 인터넷’이라고 하면 어색할까요. 내용을 적기에 앞서 용어에 대한 고민을 해 봅니다. 기왕이면 우리 말로 옮겨보고 의미를 되짚어 보는 버릇을 갖고 있는데 범람하는 ‘영어(를 그대로 발음으로 옮기는) 한글’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학문을 앞장세워 얘기 해 보면 작게는 용어, 크게는 학문적 언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그 문화적 역량을 엿볼 수 있고 그 학문이 그 문화배경에서 어떻게 뿌리 내리고 연구되고, 활용 되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영어에 대한 ‘맹종’은 개인의 문제라고 왈가왈부할 수준을 훌쩍 넘어서서 전 (한국)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최근의 ‘오륀지’ 발음 ‘사태’는 그 실상을 적확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되는 것이겠고요.

http://gatorlog.com/?p=890

굳이 영어교육이라고 한정하신 이유를 정확히는 몰라도 일단 보편타당한 ‘상식’선에서 한국 사회에 접목할 수 있는 현실적 서비스는 영어의 한계를 벗어 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라기는) 잠시만 교육 관련 서비스에 대해 신경 쓰고 싶은 게 제 희망이지만, 어쨌거나 발 딛고 서 있는 상황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제라서, 또한 다른 데 개설한 블로그의 주제가 iTunes Store에 대한 것이다보니 팟캐스트, 그 중에서도 iTunes U 서비스에 대한 글을 써 볼까 생각하던 중, 위 글을 접한 김에 평소 생각한 바를 풀어 내 보고 여러 각도에서 공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위 글에서 어학과 기술의 접목이 썩 재미를 못 본 이유로 피드백, ‘디지털적 사고’의 부재가 언급되었는데, 이러한 것은 점점 더 자라는 인터넷 기술과, 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애플의 기술이 접점을 이뤄 새로운 효과와 시장을 훌륭히 창출해 가고 있는 중이고 극복될 조짐이 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언젠가 꼭 써 보고 싶은 주제인데) 아이팟의 등장과 iTunes의 거대한 톱니바퀴 체계는 정작 애플 자신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라고들 할만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에 따라 작은 톱니바퀴들이 여러 군데, 여러 개, 여러 모양으로 계속 발생과 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스탠포드 대학을 필두로 iTunes U 서비스의 등장은 비록 작게 시작은 했지만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팟캐스트 또한 아이팟-아이튠스 성공의 열쇳말로 앞에 등장할만한 주제인데 사실 iTunes U는 팟캐스트의 새로운 서비스 형태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진행되는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Pod(꼬다리)’ 속에서만 꿈틀거리기에는 등재되는 정보의 질과 양이 지금까지 우리가 인터넷에서 진행해 온 ‘모임(게시판)’, ‘검색’ 등을 훨씬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의 정보 유통원(근원 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될 정도로 근사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iTunes 얘기는 여기서 잠시 멈추고 원래 주제인 교육과 ‘사회적 인터넷’의 접목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여전히 산업이라 부르기에는 민망한 교육이라는 주제와 ‘사회적 기술’, ‘사회적 공유’, ‘사회적 인적 관계’ 등의 용어를 ‘매치’시켜 보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그리 많이 언급될만한 ‘뜨거운’ 주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까지 확인됐던 바로는, 국가 기간 사업이라 할 수 있는 통신업체인 하나로통신을 넘어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2위로 뛰어 오른 업체가 다름아닌 메가스터디라는 사교육 업체라는 사실을 볼 때 선뜻 이해가 안 될 수 있는데, 메가스터디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소위 ‘2.0’ 시대의 참여와 공유라는 열쇳말에서 파생된 서비스 형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메가스터디의 서비스는 그저 오프라인 학원 서비스가 좀 더 큰 ‘학생 대중’을 상대로 온라인 형태로 강의를 팔고 사는 형태로 ‘둔갑’ 했을 뿐이고요. 게다가 제공되는 동영상도 스튜디오 강의 위주로 하던 것을 현장 강의를 그대로 동영상화한, ‘오프라인, 온라인인 척 하기’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사회적 인터넷’에서 필요한 것이 피드백과 디지털 기술의 적절한 사용에 있다고 한다면 교육과 접목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메가스터디의 현란한 ‘홈피’는 그저 미미한 수준의 댓글이나 기존 게시판 형태로도 충분한 질문/답변의 마당만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기술은 그나마 타 경쟁업체보다 낫긴한데 단순함의 미학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이고요.

하물며 ‘사회적 인터넷’을 언감생심 얘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정확히는 몰라도 비슷한 시도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약간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부가 적어 정확한 지 잘 모르겠지만) 소위 ‘오픈 마켓'(열린 시장?)도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고객 접점을 형성하면서 성장해 온 것이라 전제한다면 이베이나 옥션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지마켓의 존재도 상당할 것입니다. 2년 전 지마켓에서 영어 교육과 관련한 신규 사업 진출을 기획하며 인력 충원을 했는데 ‘황송하게도’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열린 공간’이라는 지마켓의 핵심역량과 영어 교육을 어떻게 접목시킬 지 나름 생각도 해 보고 구상도 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중에 신문 한 면에 작게 동정 기사 정도로 소개 된 걸 보았고 썩 잘 된 기획이 아니었나하고 생각했지요.

위 아거님 글에서 타고 간 뉴욕타임스 기사에 소개된 라이브모카, 그 정도의 기획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시기 문제였을 수도, 내용 구성의 문제(윗 라인 최종 결제라는 게…)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교육이라는 게 일방적인 전달로만 인식하는 게 여전한 우리 인식의 수준인 것은 사실이고 뭔가 달라질 만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는 순간 다시 10년 전, 아니 그 이상으로 돌려 놓고 싶어하는 세력이 온존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SNS+edu’라고 외친다면 그건 ‘지식 보부상’에 지나지 않는, 50여년 이상 지식의 샘에 걸터 앉아 ‘삥 뜯고’ 있는 그런 부류의 일종이 아닐까요. 하긴 거리 이름인지 새로운 흐름인지 몰라도 책 이름 하나로 ‘신세 고친’ 신데렐라들도 있는 것을 보면 ‘이슈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따라서 일단 “사이트부터 올려”놓고 보라거나 “리포트부터 만들라니까” 하는 이야기가 귀에 쟁쟁하게 걸리는 제 현실이 그리 허황된 것만은 아닐 듯 싶습니다.

모래밭에서 놀면 신발, 옷에 모래 들어가고 도서관에서 놀면 옷깃을 여미며 발꿈치 들고 다니는게 현실이니 좋은 기획이 있으면 여기 대한민국에서도 교육 사이트 하나가 훌륭히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 가는 장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적 상황’을 운운하는 미디어가 넘쳐나는 가운데 속속 ‘한글화’ 메뉴로 상륙하는 미국의 서비스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교육 서비스도 그리 되는 게 빠른 길이 아닐까요. ‘혓바닥도 서양인처럼’ 빼 준다는 뉴스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말입니다. ‘한국적 상황’을 운운하면서도 ‘발음은 미국인처럼’ 해야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한 말이죠.

ps. 아거님의 글 링크를 계속 걸게 됩니다. 요즘 애플/맥만으로 기술을 들여다 보던 것을 좀 확장해서 살피다 보니 그동안 지나쳤던 주옥같은 자료들에 대한 ‘다시보기’를 한다고나 할까요. 아거님의 글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 티를 내는 것이고요. ^^;;
글 쓸 때 독백인지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구분하는 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경어체로 적어 봅니다.

[composed and posted with e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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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to “교육과 ‘사회적 인터넷’의 접목”

  1. By 아거 on Mar 19, 2008

    Gatorlog오른쪽에 핑백 rss 구독을 해 둔 덕분 [노바님 관련글: http://trivial.tistory.com/327%5D 에 이 글을 바로 보게 되는군요. 😆

    그러고 보니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이게 좀 부담스럽군요.
    미국에서 참 색다른게 바로 이 social 이란 단어입니다. 무슨 파티 열면
    social 하러 간다고 하거든요. 우리 말로 ‘사교적’이란 뜻인데, 우리는 드러내놓고
    사교적 친목을 도모한다고 말하지 않지만 미국인들은 전략적인 소셜을 그리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듯 합니다.

    글 뒷부분은 뒤에 다시 꼼꼼히 읽어보고 의견드리겠습니다…

  2. By 아거 on Mar 20, 2008

    분명 페이스북과 같은 단순한 친목을 넘어서 특정 주제로 모이는 social networking site에 대한 수요는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참여를 기획하는 개발자나 투자자들이 어떤 의도와 접근방식으로 이런 접목점에 뛰어들어가는 가입니다.

    기획자의 의도와 함께 중요한 변수는 바로 우리나라 웹 문화가 굉장히 폐쇄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겁니다. 참여는 있는데 참여 공간은 매우 폐쇄적입니다. 특히 특정 포털의 울타리를 엿보기 위해서는 온갖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점입니다. 이런 인터넷 시장환경과 문화속에서 개방과 공유 참여를 논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고 봅니다.

    물론 정치와 social networking, 그리고 교육과 social networking을 진짜 웹2.0 구호에 맞게 구현시키는 서비스가 출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By doccho on Mar 20, 2008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본문에도 언급했는데 너무 ‘깃발’족만 설치는 형국이라고 하면 관련 업계 종사자 분들에게 실례가 될까요. 😕

    하나의 트렌드/판세/흐름/유행 등에 민감하고 좀 늦더라도 해외 사례를 연구해서 극복까지 한다면(그게 바로 한국적 현실에 부합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참 좋겠는데 대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인 듯 싶습니다.

    창의력과 지속성이 배합되어 끝없이 ‘구르는 돌’이 되면 좋겠는데, 그리고 그러다보면 분명 ‘먼먼 동쪽 나라’인 한국에서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기회가 분명 있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거대한 ‘덩치’들의 폐쇄적인 ‘1등 놀이’로 멍드는 한국 웹 현실도 개선되었으면 하고요. 너무 사용자들에게 이용 환경이 주어지기만 하니 썩 재미도 없고 자꾸만 해외 서비스에 목을 매달게 됩니다.

    나눠 쓰는 게 전화기였는데 이젠 개인화 되어 몇 개의 전화기를 갖고 다니는 사람도 있는만큼, 웹 공간도 세분화된 개인화가 계속 진행될 것 같은데 그런 자잘한 ‘파편적 개인’에게 어떤 흥미를 제공하고 참여를 유도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마당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끝없이 연구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만간 제가 좋아하는 애플 쪽에서 그런 흐름을 하나 만들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지켜 봐 주십사 부탁드리고 싶어요. 😳

    ps. 아거님께서 방문해 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이전 글은 링크를 걸었으나 이번 글은 걸지 않았는데 ‘핑백’ 덕분에 ‘살금살금’ 인용하기도 쉽지 않네요. 🙄 저도 핑백 해 보려다가 실망스런 결과 때문에 일단 보류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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