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2009

정줄놓 8; 김은혜, “지시하셨습니다.”

Thursday, January 15th,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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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MBC. 심경은 복잡하겠지만 이렇게 멋진 샷으로 ‘친정’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 김은혜는 앗싸, 이명박하면서 날아간 거 아닌가. 혹시 트로이의 목마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 중 한 구절이다. 그래, 김은혜는 그냥 그 때 주인을 버리고 떠난 것이다. 다시 돌아 올, 뱃 속에서 아군을 뱉어낼 그 목마는 아닌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정말 그러한가, 누군가 찾아 알려 주면 참 좋겠다. 하지만 어렴풋한 내 기억으로 분명 어제 김은혜의 저 상황설명(브리핑)은 말미에 틀린 구절을 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 . 지시하셨습니다.

왜 ‘께서는’이라고 붙이지 않았는가. 이명박 대통령’께서’ 청와대 사람들에게는 지시하’시’겠지만 말을 옮기는 대변인은 듣는 사람에 맞춰 전달 내용을 구사해야 한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 . 지시했습니다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김주하가 각광 받기는 했지만 김은혜가 방송 직무에서 아나운서로 시작해서 기자로 전업,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정확히는 아나운서로 된 것은 아니다.))로 앵커가 된 것은 먼저 사례다. 김은혜는 기자로 시작해서 굵직한 선례를 남긴 기자 앵커다. 아나운서, 특히 여자 아나운서의 독무대인 9시 메인 뉴스 진행을 기자 출신이 훌륭히 해냈다고 평가 받아 온 것으로 기억하고, 검색 결과도 그렇게 증명한다.

자, 다시 얘기 해 보자. 그런데 왜 ‘셨’ 자를 붙였는가. 역시 아나운서 출신이 아니니 그렇다고, 훈련 부족이라고 간편하게 얘기할까. 아니다. 기자든 아나운서든, 뭘로 시작했든 매일 전국에 생방송되는 그 역할을 수 개월, 수 년동안 감당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순발력, 지구력, 명쾌함, 기민함, 그 모두를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설마 청와대 생활 1년 여에 그걸 모두 잃었을 리는 없잖은가. ‘사장님’ 머리에 삽 한 자루만 들었다고 그 휘하 모두 그렇게 되겠는가. 5년이다, 5년. 5년 후에는 또 모를까…

일부러, 일부러 그런 것이다.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지만 저 ‘지시’라는 말 전에 잠시 말을 끊는, 김은혜 앵커가 잘 구사하는 말 끊는 기술/습관이 바로 저기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말을 끊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마음 속에 끊어 말했다고 생각한다. ‘께서는’을 전두에 붙이기는 위험하다. ‘셨’을 말미에 붙이는 정도로 표 나지 않게 마음 표현이 되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전해 들은 김은혜는 저렇게 겉으로 끊어 읽지 않고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다.

한 ‘말씀’만 ‘올리’자. 금도끼, 은도끼도 아니고 열심히 땀 흘린다고 쇠 삽이 금 삽, 은 삽 되지 않는다. 그리고 결코 그렇게 바꿔줄 신령님도 없다. 당신들이 받쳐 올릴 사람들은 그 위 한 사람이 아니고 그 밑, 아니 그 옆 대한민국 국민들이지 않은가.

Can I give iTunes Plus music as a gift?; 구입한 아이튠스 플러스 음악을 선물로 줄 수 있을까

Thursday, January 15th, 2009

Can I give iTunes Plus music as a gift?

[From iTunes Store: iTunes Plus Frequently Asked Questions (FAQ)]

재미 없다는 평이 중론인 2009년 1월 맥월드 키노트, 그것도 애플의 마지막 참여였던 그 역사의 맥월드는 잡스도 아닌 쉴러가 발표하면서 막을 내렸다. 사실 요 몇 년을 돌이켜 보면 2008년 1월에 맥북 에어를, 2007년 1월에 아이폰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실제로 우리들은 그 멋진 하드웨어에 열광하기는 했지만, 1월 키노트의 핵심이 ‘하나 더’ 였던 적은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실제로 이 주문은 약발이 꽤 없어졌다. 이 주문의 하이라이트는 2000년 가을 큐브를 발표할 때였다고 단언할 수 있다. One More Thing은 사실 하드웨어 라인업을 새로 소개하면서 획기적인 하나의 제품이 더해질 때 최고의 효과가 있다. 지난 1월 쉴러의 키노트 때도 이 주문이 나왔지만 확실히 기대심리는 최저였고 결과도 그랬다.))

줄줄이 읊기에는 귀찮음이 제일 변명이 될 터이지만, 여하튼 그동안의 1월 키노트는 오히려 아이라이프 발표가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수 있다.

거대한 발걸음; 아이라이프를 보내며…

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2003년 1월 맥월드 키노트에서 이미 나온 프로그램에 몇 가지를 더해 하나의 ‘스위트’ 구성을 하며 아이라이프는 선 보였다. 이후 여섯 번의 해를 넘기며 아이라이프는 애플의 첫 해를 장식하는 대표적인 발표 제품이었다. ((http://en.wikipedia.org/wiki/Ilife 참고. 예외적으로 ’08 버전은 2007년 여름에 발표됐고 이름은 다음 해 번호가 붙여졌다. 따라서 ’08 버전은 2년치 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러려니 하고 봐 넘겨왔지만 애플만한 회사의 CEO가 비록 몇 날 며칠 ((몇 일과 며칠의 차이를 외우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 그 차이 없이 며칠이라고만 한다고?! 한글이 왜 이리 되는 것인지… ))을 연습에 바친다고해도 그런 발표는 쉬운 게 아니다. 의례 잡스니까 하면서 봐 왔지만 이번 쉴러(이 양반도 거물 아닌가)의 발표를 보면 확실히 타고난 것이라고만 하기에는 우리가 게을리 본 면, 즉 그들의 피나는 반복과 연습의 산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과 첫 링크에 관련 없는 얘기를 썼다.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이번 발표는 아이라이프가 대세였고 어느샌가 그 소속에서 벗어난 아이튠스 ((http://en.wikipedia.org/wiki/Ilife 참고. 아이튠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안 나와 있지만 처음에는 확실히 아이라이프 소속이었다.))는 DRM-free, iTunes Plus의 대대적인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가격 구성이 달라진 것은 일단 음반사들이 어떻게 가격을 매길지 지켜봐야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절묘한 가격 정책과 구성을 할 것임이 틀림없을테고.

아이튠스 플러스. 잠금 장치가 없다. 오로지 해당 곡마다 내 아이디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불법 공유가 다시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잠금 장치가 없다는 것은 자유로운 기기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사용자 마음대로 노래를 ‘뿌려도’ 좋다는 것일까, 과연?

위 첫 링크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관련 ‘자주하는 질문’ 모음이다. 내용 말미에 해당 내용이 있다. 폰트까지 따라해 보자면,

Can I give iTunes Plus music as a gift?

이런 질문이 올라와 있다. 오, 식구들과 친구들과 노래를 공유해도 좋냐는 질문. 과연 그럴까. 해당 질문에 이어 자세한 사항에 대한 링크가 달려 있다. 가 보면… 역시 아니다. 원래 ‘선물’ 기능, 즉 노래를 선물해 보내는 기능이 있는데 플러스 음원도 그렇게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따라서 공유해도 좋다는 질문과 답변이 아닌 것이다.

어느 게시판에서 관련 내용을 읽고 어? 했다가 어… 했다. 애플이 그럴 리가 없다. 아이튠스 플러스는 남들과 공유하라고 음악 잠금 장치를 푼 게 아니다.

확실히 해 두고자 아래 애플의 친절한 설명 덧붙여 본다.

What is iTunes Plus?

iTunes Plus refers to songs and music videos available in our highest-quality 256 kbps AAC encoding (twice the current bit rate of 128 kbps), and without digital rights management (DRM). There are no burn limits and iTunes Plus music will play on all iPods, Mac or Windows computers, Apple TVs, and many other digital music players.

iTunes DRM-protected music includes audio with a bit rate of 128 kbps and allows users to transfer songs and videos to up to five computers, burn seven copies of the same playlist to CD, and sync to an unlimited number of iPods.

그러니까 아이튠스 플러스는 잠금장치 없는 고음/화질 미디어이고 시디나 디비디로 굽거나 다른 기기에서 재생할 때 제한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잠금장치 했던 음악은 다섯 대라는 현실적 제약이 있었고 시디로 구울 때도 일곱 번의 제한이 있었는데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이러한 제약이 없는 노래/비디오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코 남들에게 줘도 된다는 얘기는 없고, 그런 늬앙스를 풍기지도 않는다.

나만해도 몇 대의 맥과 아이팟이 있는가. 다섯 대의 제약은 실상 무리다. 가족도 애플의 정책에 의하면 ‘남’이지만 실제로 함께 쓰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동안 줄기차기 얘기해 왔던 것처럼 기존 시디나 디비디처럼 사용할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음원과 화원의 관리 방법을 애플에서 고민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할 때, 가족끼리 주고 받고 하는 일은 자연스럽다. 그런 면에서 애플티비와 맥 미니를 잇는 새로운 미디어 홈 서버의 출현도 점쳐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잠금장치? 친구와 공유? 가능했다. 잠금장치 해제, 다섯 대의 제약 없어짐, 무한대로 공유? 가능하다. 하지만 구입 당시 약속한 내용에 반하는 사용 행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법 위반의 사용이 된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의 자유지만, 한껏 애플 팬이 되고자 하며 그 고민과 사용자 배려 제품과 모습에 찬사를 보내 왔다면-비록 이상과 현실은 다르니 친한 몇몇에게 내가 구입한 음원을 주며 들어 보라고, 듣고 좋으면 한번 사 보라고 할지언정- 최소한 그들의 본심은 제대로 읽고 있는 게 팬으로서 지켜야 할 모습이고,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뭐, 결론은 영어 공부인가? 아니, 알려면 제대로 알자. 이게 핵심이고… 사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 들여가며 게시판이니 블로그니 하며 서로 공유하고 돕는 것 아닌가. 지식은 자랑할 게 아니고 서로 나누고, 따라서 돕자는 취지일테니 말이지.

* http://albireo.nethttp://doccho.net에 동시에 발행됩니다.

넷북, 애플은 과연?

Sunday, January 11th, 2009

넷북이라는 말이 나온지 한참 되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Netbook

대략의 넷북 관련 정보는 위 위키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 위키에는 아직 등재된 내용이 없네요.

멀리는 1990년대 사이언(Psion)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대중화 된 것은 재작년부터 선 보인 Asus의 Eee PC 시리즈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 제품에 강한 일본보다는 대만 제조사에서 넷북 열풍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Acer 제품도 그렇고요. 미국 제품으로는 HP가 심심찮게 넷북 관련 검색 결과에 등장하기도 하네요.

제 경우 사실 넷북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게도 애플에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2008년 1월 맥북 에어를 내 놓음으로써 애플은 넷북이 아닌 ‘에어’라는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토록 얇으면서 쓸만한 노트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맥북 에어는 파격적이었습니다. 과거 NC라는 개념을 이어 받은 진정한 노트북이 바로 맥북 에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아래와 같은 제품의 소니 코리아 발표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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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aio-online.sony.co.kr/CS/handler/vaio/kr/VAIOPageView-Start?PageName=notebook/enjoy/20090108.icm&ProductID=20090108

위 링크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1.ap.dell.com/content/products/category.aspx/laptop-mini?c=kr&cs=krdhs1&l=ko&s=dhs

델도 좀 지나긴 했지만 넷북 라인을 내 놨습니다. 미니 9, 미니 12 제품인데요. 각각 화면 크기로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델은 미국 본사도 그렇지만 한국 가격도 좋아 보입니다. 불과 몇 달 전 애플도 가격은 괜찮은 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융통성이랄까, 한국 시장의 한계랄까, 여하튼 아쉽습니다. 누굴 탓할 수는 없겠지만요…

이외에도 넷북의 대중화를 이끈 Asus, HP 등의 이름이 넷북 관련 검색어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고요. 진정한 피씨 노트북 계열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를) 레노보는 ‘아이디어 패드’라는 이름으로 넷북 라인을 선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위 두 회사, 즉 소니와 델의 ‘넷북’ 시장 참여는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제 편견일 지 모르나, 미국하면 델, 일본하면 소니가 떠 오르지 않을까 싶은 게 그 이유입니다. 물론 각자 대표하는 지점을 바라보고 평가할 때 그렇다는 말이 되겠고요. 묵직함에 견주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델과 전통의 기술 명가(라고 아직 부를 수 있는) 소니의 넷북 바이오 P, 이 두 제품이 던져주는 넷북 시장에 대한 관심과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소니의 바이오 P는 여타 회사 제품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 확실해 보입니다. 우선 가격이 그렇고요. 화면도 그렇습니다. 가로로 긴 화면에 짧은 세로 비율. 손목 받침대가 전혀 없는 모양. 아직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제품이 없다 보니 ‘소니적’ 발상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관건은 가격인데 넷북이라는 제품의 지점에서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가격인지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일단 가격만 놓고 보면 ‘넷북’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 가격이면 ‘풀 사이즈’ 노트북을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델은 묵직함, 우직함의 제품 이미지와는 다른 발랄한 이름을 붙여서 내 놓았습니다. 델은 제품 스펙과 가격만 놓고 봐야 진정한 평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면에서 스펙만 접한 상태이지만 꽤 큰 넷북 시장의 파이를 차지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자, 과연 애플은 넷북 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을까요. 넷북은 전통적인 제품 라인에서 벗어난 것으로 이미 10여 년전에 PDA의 바람을 타고 개념이 선 보인 이후 2000년대 후반에야 대중화를 이루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애플이 과연 전통적인 제품 라인을 벗어난 다른 제품을 선보일까요? 이번 1월 맥월드에서 이런 기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애플의 과거 제품 역사를 돌이켜보면 (노트북은 아닐지라도) 맥 미니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이맥도 마찬가지였지요. 큐브도 그렇군요. 공교롭게도 모두 데스크탑이네요. 아이맥은 플로피의 제거, 일체형의 재발견 등 애플의 영혼이 담긴 역사적 제품이고, 큐브는 일찍 단종될 만큼 파격적인 컨셉이었습니다. 맥 미니는 굳이 윈도 사용자의 유인이라는 요소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만큼만 담아 내는 애플의 장기가 살아 있는 제품이고요.

데스크탑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한 애플이 노트북에서는 썩 그렇지 않습니다. 파워북 브랜드의 첫 선을 보인 이래 1999년에 아이북 라인의 분화 시도가 있었고 이후 맥북 라인으로 바뀌면서 세 가지 맥북 라인 체제(기본, 에어, 프로)가 작년 1월부터 구축되었습니다. 예전에 듀오라는 서브 노트북 라인이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존재했지만 잡스 시절은 아닙니다. 잡스 이후 첫 분화 라인이랄 수 있는 아이북은 서브라는 개념보다는 제품 다양화의 시각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제품의 개념은 아이맥과 더불어 매우 파격적이었지만 이후 흰색 폴리 카보네이트 시절로 접어들면서 학생을 위한 저렴한 매킨토시 노트북으로 자리 매김을 했습니다. 이제 이름이 합쳐진 맥북 라인에서 가장 막내의 위치를 차지한 맥북 라인으로 바통을 넘겨주었고요. 그러고 보면 파워북 시대에서 파워/아이북 시대의 분화가 있었고 이제 다시 맥북이라는 ‘단일 대오’로 한 우산 아래 모인 셈입니다.

애플은 이러한 데스크탑과 노트북 제품 외에 애플 티비 및 아이팟 제품을 큰 축으로 2001년에 선 보이기 시작했고 2007년에 아이폰을 세 번째 제품 축으로 선 보였습니다. 지금은 맥, 아이팟, 아이폰, 이렇게 세 축이 애플의 하드웨어 제품군입니다. 작년 아이팟 터치를 끝으로 모두 맥오에스 텐을 모태로 하는 제품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잡스가 복귀하면서 애플에 들고 들어 온 넥스트 스텝과 그 후신이 약 10년의 기간동안 애플을 장악했다고 보면 ‘오버’일까요.)

장황하게 애플의 제품 라인을 살펴 봤는데, 과연 넷북이 끼어들 틈이 있을까요. 큰 세 축의 제품 라인과 세 개의 맥 데스트탑 라인, 그리고 세 개의 맥북 라인에서 넷북의 위치는 어디 쯤 될까요. 노트북 라인은 특히 애플의 고집스러움이 베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데스크탑에서 전통적인 데스크탑 모양의 파워맥-맥 프로 라인을 세워두고 애플은 이런저런 시도를 해 왔습니다. 아이맥은 10년을 넘은 제품으로 1970년대 애플 시리즈와 1980년대 매킨토시를 이은 애플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맥 노트북은 많은 사용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워북/아이북이라는 멋진 라인업을 포기하고 ‘맥북’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집결시켰습니다. 이름의 변화만 있었을 뿐 전통적인 제품 라인업은 크게 변화가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도리어 이번 17” 맥북 프로의 발표에서도 보듯 꾸준히 제품의 자체 변화만을 시도할 뿐입니다. 맥북 에어도 그런 선상에서 봐야 할 것이고요.

만일 1998년에 잡스 복귀 이후 단종된 뉴튼의 재발견이라면 모를까, 넷북은 애플 라인업에서 한 자리를 차지 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3이라는 숫자에 애플과 잡스가 연연해 하지 않는 이상, 맥북 미니라는 멋진 이름으로 3월에 잡스의 건강에 이상 없음과 더불어 발표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에어에서 이 글을 작성하며 소니의 바이오 P처럼 화면을 반으로 줄이고 풀 사이즈 키보드를 유지하면서 트랙패드와 손목 받침대를 제외한 제품으로 애플이 그 하얀 마크를 선 보일지 상상해 보지만, 기대보다는 의심이 갑니다.

여담인데요, 혹시 아이폰 제품의 분화라면 어떨까요. 3이라는 숫자에 더 의미 부여를 해 본다면, 이미 아이팟은 터치, 나노, 셔플의 세 라인이고요. 클래식은 아이팟의 영혼이었으니 이름 그대로 ‘살려만 두는’ 것이고요. 애플 티비는 “애플의 취미”임을 잡스가 누누이 밝혀온 만큼 그리 중요한 라인업이 아니고요. 아이폰은 한 가지 라인업이니 이미 소문이 돌았던 것처럼 아이폰 미니를 선 보이고 윗 라인업으로 아이폰 프로를 선 보이는 겁니다. 아이폰 프로. 음성 통화가 가능할 수도 있고 혹은 KT와 계약을 맺은대로 음성 통화를 제외한 와이브로 기술을 내장하여 진정한 터치 방식의 새로운 컴퓨터를 선 보이는 것이죠. 터무니 없다고요?!

애플의 넷북에 대한 대응이 궁금해 지는 2009년 1월입니다. 맥월드 발표를 보고 나니 더욱 궁금해 지네요.

* 이 글은 http://albireo.nethttp://doccho.net에 동시에 발행됩니다.

[언어예절] 고객님? / 최인호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Thursday, January 8th, 2009

[언어예절] 고객님? / 최인호

언어예절

어디를 가나 장사판이요, 누구나 하릴없이 장꾼이 된다. 밥집・저자・백화점・지하철・관청, 외밭・딸기밭에서도 ‘고객’이다.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돈 놓고 돈벌이하는 기업이야 그렇다 치자. 도깨비나 귀신이라도 모셔다 장사를 해야 하고 이문을 남겨야 하니 무슨 말인들 못하랴.
학교도 정부도 자치단체도 기업체 상술을 가져다 쓴 지 오래여서 사람들을 돈으로 본다. 학생도 국민도 주민도 민원인도 이용자도 소비자도 마냥 ‘고객’(顧客)이다. 스스로 물건을 팔고, 학문을 팔고, 정책・서비스를 팔아먹는 기업이요 경영자로 여기니 사람이 온통 장꾼으로 보일밖에. ‘국민 고객, 시민 고객, 주민 고객, 기업 고객, 불량 고객, 현금 고객, 거래처 고객 …같은 우스꽝스런 말이 생기고, 이로써 사람을 갈래짓고 싸잡는다. 이처럼 일사불란하게 통일된 말을 세상에서 찾기 어려울 듯하다.

이렇게 이른 데는 돈 세상의 극단에 이른 점도 있겠고, ‘커스터머’를 ‘손님’ 아닌 ‘고객’이라 가르치고 쓰면서 학술・상업용어인 양 퍼뜨린 까닭도 있다. 고객이란 물건 사는 ‘손님’을 일컫는(지칭) 말이지 부르는(호칭) 말이 아니다. ‘님’을 붙여 ‘고객님!’이라 외치니 고개 돌려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한다.

돈이나 거래, 이익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세상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학교・언론・관청은 좀 다르다. 가게나 기업인들 [From [언어예절] 고객님? / 최인호 : 칼럼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평소 하고 싶던 말을 잘 써 놓으셨다. 뭔가 잘 해 보고 싶으면 면밀한 검토가 우선이다. “고객님”이 뭔가, 도대체… 필요 없는 가치 부여에 너무도 둔감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