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s Kindle Tablet Is Very Real. I’ve Seen It, Played With It. | TechCrunch

Friday, September 2nd, 2011

[From Amazon’s Kindle Tablet Is Very Real. I’ve Seen It, Played With It. | TechCrunch]

“it looks nothing like the Android you’re used to seeing.”

자, 드디어 아마존의 등장이다. 이 소문이 돌기 시작할 때부터 기대하던 게 있었다. MG ‘시끄러’가 직접 디자인 평가판을 만져 본 소감에 따르면, 바로 위 문구, 즉 안드로이드지만, 그동안 우리가 보아 온 안드로이드가 아니라는 말, 바로 이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의 ‘감각’에 따르면, 이 아마존 태블릿은 전혀 최신 기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니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 안드로이드 지지자들이 바라마지 않는 최신의 안드로이드와 전혀 관련없이, 심지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지만 전혀 구글과 협력하지 않는 듯 보이는 구성이라고 한다. 나는 이 점이, 도리어 아마존이 내세우는 핵심이라고 본다. 즉, 구글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오로지 아마존의 킨들이라는 이미지, 기술로만 승부를 던지는 것이다. 현재 애플의 iOS 버전업과 구형 기기에 대한 애플의 지원에 비추어, 안드로이드 구형 기기의 OS 버전업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조사에 부담을 주는 방식을, 아마존은 과감히 뒤로 해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Carousel, 즉 애플로 인해 익숙한 방식의 회전식 UI가 기본이라고 하는데, 이건 직접 만져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아마존의 멋진 서비스들을 위한 특화 기기로서 자리매김하려는 듯 하려는 징후는 여러 지점에서 보인다. 일단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 없단다. 이것도 아마존 앱 스토어로 대체되고, 기존 킨들앱들과 유사한 킨들앱이 킬러 앱이 될 것이고, ‘즉석’ 비디오 서비스가 들어 갈 것이다. 1년 79불의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바탕해서 가격과 서비스가 함께 소비자를 유혹할 것이다.

250불. 대단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7인치. 10인치는 7인치 성공에 따라 내년에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가 없다는데, 이건 어떤 의미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지… 아이패드의 플립보드와 유사한 앱인 Pulse가 기본 탑재된다니 이것도 킨들과 더불어 꽤 기대할 만 한 요소로 보인다.

안드로이드처럼 안 보이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아마존 킨들. 매우 기대되는 기기가 아닐 수 없다. 자, 남은 문제는 아마존 서비스가 한국과 전혀 관계가 없는 상태이니 과연 어느 정도로 한국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있을지, 그게 문제.

Samsung CEO, “We Don’t Want HP’s Garbage” — Or Something Like That | TechCrunch

Friday, September 2nd, 2011

[From Samsung CEO, “We Don’t Want HP’s Garbage” — Or Something Like That | TechCrunch]

삼성이 webOS에 관심을 갖길 많이 바랐는데, 아쉽다.

지난 2009년 1월부터 5월까지 팜 프리(Palm Pre) 관련 글을 네 개 올린 바 있는데, 팜 프리가 이렇다할 선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이후 HP의 팜 인수는 다시 한번 팜, webOS의 가능성에 대해서 기대를 갖게 했다. 윈도 CE 등 마소의 삽질보다는 훨씬 더 가능성, 있어 보였다. 어찌 된 탓인지 윈도폰, 7? 망고? 이런 게 HP 기사보다 더 비중있게 다뤄져 오기도 했지만.

삼성, 바다라는 실체를 못 갖춘 것보다 오랜 시간 기술이 녹아 있는 팜, webOS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는 게 낫지 않을까?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재매각이냐 홀로서기냐 | 베를린로그 by 강정수

Thursday, September 1st, 2011

[From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재매각이냐 홀로서기냐 | 베를린로그 by 강정수]

내 생각에는 2번 시나리오로 갈 것 같다. 특허 방어는 전체 그림의 일부인 것이 당연하고, 제조를 빼 놓고 다수의 문화적 배경을 포괄하는 기술적 완성을 얘기할 수 없는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속도, 구글이 그걸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효율, 당연하다.

사진 처리

Saturday, April 2nd, 2011

애플 iPhoto에서 사진을 발행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1. MobileMe

2. Facebook

3. Flickr

모블미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이미 충분히 지불하고 있다!)) 용량도 20기가 정도니 크게 걱정 않고 사진을 올릴 수 있다. RSS 지원을 해서 가족 간에 사진 공유가 쉬운 점도 장점. 그런데 올린 사진을 공유만 하고 더 나눌 방법이 없다. 답글을 다는 등 가족, 친구들과 의견을 나눠야 하는데 그런 장치가 없다는 게 큰 아쉬움.

페이스북은 용량 제한도 없고 답글 등 요즘 갖춰야 할 모든 게 담겨 있는데, 너무 개인적인 부분을 집중–온라인화하는 부담이 있다. 업로드하는 것이니 어디에 담기든 개인정보 노출의 부담은 같다고도 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 집중 문제는 좀 다르다.

플리커는, 참 좋은데 페이스북에서 말한 ‘집중’ 문제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 좀 멀어진 느낌. 게다가 무료 계정은 한계가 너무 뻔하고…

결국 개인 정보를 놓고 집중–관심, 분산–심심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문제.

새 Get a Mac 광고, 통쾌하게 마소 광고를 비웃다!

Tuesday, May 12th, 2009

http://www.apple.com/getamac/ads/

새 겟어맥 광고가 나왔습니다.

“PC Choice Chat”
“Elimination”
“Customer Care”

각각 위와 같은 제목으로 나왔는데요. 첫 번째 광고는 피씨가 라디오 진행을 하며 청취자 전화를 받죠. 라디오쇼 제목처럼 피씨를 추천해 달라는 내용으로 이어지고요. 그 다음 것은 역시 한 여성 소비자가 피씨를 고르는 기준을 말하는데 피씨 쪽 아저씨들이 하나 둘 퇴장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피씨 소비자 AS 관련 풍자를 합니다.

제 맥북 에어 때문에 애플 스토어를 약간 경험하니 우리 애플 코리아와 같은 점, 다른 점이 보이고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애플 쪽 서비스가 소비자 평가에서 수위를 달리는 것을 볼 때, 위와같이 제품 판매 뿐 아니라 사후 서비스에서도 애플이 자신감을 드러낼 만하구나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사실이 아닌데 저렇게 광고를 내 보낼 수는 없겠지요.

지난 번 마소 광고 시리즈 이후 애플 쪽 논평은 짤막한 것 하나였는데 역시 뒤에서 이런 걸 준비하고 있었네요. 통쾌합니다. 핫핫!

아이폰 v. 팜 프리 4

Tuesday, May 12th, 2009

palm-pre-leaked-manual.jpg

스마트폰 전쟁, 바햐흐로 시작.

2007년 1월 아이폰을 발표했습니다. 관련 기술 업계보다 5년은 앞선 기술이라고 말하는 스티브 잡스의 말이 허풍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2년 반도 안 된 지금, 아니 실제 출시는 6월이었으니 2년이 채 안 된 지금, 2009년 5월. 팜에서 프리 발표를 합니다. 다음 주 5월 19일 화요일이라는 예상 브로그 글이 나오고 있습니다. 위 사진도 곧 출시한다는데 무게를 둘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역사를 따로 살피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의 역사–위키 링크)) 스마트폰 흉내만 낸 스마트폰을 1세대, 블랙베리를 2세대, 아이폰을 3세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나누는 기준은 첫째, 이메일 등 전통적인 전화 단말기 소통 방식 외 통신 수단의 활용, 둘째는 인터넷 기능의 확장입니다.

처음에 나온 스마트폰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90년대를 풍미한 PDA, 즉 애플의 뉴튼 메시지패드에서 유래한 개인 정보 단말기와 기존의 이동 전화 단말기의 특징적 기능을 접목하여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선 보인 것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인터넷의 태동기를 거쳐 폭발적인 기술적, 양적 성장기이기 때문에 웹의 기본 기능이랄 수 있는 이메일은 필수 기능으로 인식되었지만 장착만 되었을 뿐 대중적 기능으로 인식될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못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1년 캐나다의 RIM이 블랙베리를 내 놓습니다. 2세대 스마트폰의 출현입니다. 강력한 이메일 기능은 충분히 블랙베리를 2세대 스마트폰이라고 부를 만하게 합니다. 개인 사용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필수 기기로 자리 잡은 것을 봐도 안정적인 기기 운용과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무선 접속의 방법론에 있어서는 여전히 기존 전파에 의존하는 단계입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선 보입니다. 3세대 스마트폰의 출현입니다. 블랙베리 이후 우후죽순으로 3인치 안팎의 화면에 작은 키보드를 붙인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뤄 선 보였습니다. 윈도 모블, 심비안 등 블랙베리를 넘지 못 하는 선에서 이미 와 버린 웹 2.0 시대에서 웹은 커녕 인터넷 접속에 대한 고민을 이메일 선에서만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비해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발표 당시 세 가지 기능을 담은 단말기로 소개되었습니다. 전화+아이팟+인터넷 커뮤니케이터가 바로 그 세 가지 기능입니다. 전화는 기본이고, 아이팟은 2000년대 들어 애플의 핵심 정신이랄 수 있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케이터? 그렇습니다. 단지 이메일이 아니라, 인터넷 연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웹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애플이 세 번째 혁신적인 사용자 소통방법으로 제시한 ‘터치’ 방식은 그 이용 범위와 한계에 있어 기존의 고정관념을 훌쩍 넘어 버린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전화 단말기에서 인터넷을, 웹을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결과물이자 새로운 인간과 기술의 접촉면에 대한 고심의 산물입니다.

1년 뒤 2008년 애플이 ‘앱 스토어’를 선 보이자, 스마트폰의 기준은 한층 높아집니다. 온갖 회사들이 앞다퉈 앱 스토어 출시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름 붙여 보자면 애플은 3세대 이후 1년 만에 3.5세대 스마트폰을 선 보인 셈입니다. 인터넷을 넘어 데스크탑/노트북 수준의 응용 프로그램을 단말기에서 작동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5년 앞선 기술이라고 애플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고 그것은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그 말은 사실이었고 기존 제조사, 기술사, 통신사 등을 봐도 모두 아이폰 외 대안이 없고 대중적 관심을 끌 기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이 된 지금,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노키아, 삼성전자, 엘지전자가 스마트폰에 못 미치는 ‘이미지 폰’으로 스마트폰 3세대 시대의 끝자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사이, 팜 사는 프리를 선 보였습니다. 몇 회에 걸쳐 프리 관련 동영상과 관련 소식을 접한 바로는, 가히 3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필적할, 아니 (뚜껑을 열어 봐야겠지만) 더 나은 기술과 사용자 환경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입니다.

이미 월스트릿 저널의 월트 모스버그 등 기술 ‘구루’들에게 시제품이 전해졌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 소식이 한층 흥미롭게 들립니다.

프리 출시를 앞두고 챙겨야 할 사항을 생각해 봅니다. 우선 3세대 스마트폰의 기본인 전화, 음악(및 영상), 인터넷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이미 프리 시연 영상을 통해 오에스 운용 방법에 대한 일단의 장점과, 백그라운드 실행 기술 및 방법이 주요할 음악에 대한 프리의 해법 등을 본 바 있습니다. 인터넷의 기본인 이메일 서비스는 아이폰을 훨씬 능가하는 원활하고 유연한 방법으로 제공됩니다.

아직 베일에 쌓인 부분은 웹 기술과 앱 스토어에 대한 계획, 그리고 세부적인 단말기 조작법입니다. 그동안 웹 기술은 동영상에서 제대로 선 보이지 않았는데 어제 나온 팜 프리 내부 참조 동영상을 보니 아이폰보다는 미려하지 못 한 화면으로 느껴졌습니다. 줌-인/아웃이 끊기는 듯한 방법인데 이것은 출시 후 자세한 리뷰가 필요할 것입니다.

앱 스토어는 계획 중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어떻게 개발자를 모으고 이익 배분을 할 지, 세부적인 계획과 SDK 발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앱 스토어를 통해 아이폰이 3.5세대로 올라 선 만큼 후발주자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겠지요.

이 외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단말기 조작법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나올 것입니다. 어제 마찬가지로 나온 동영상을 보면 ‘제스처’ 기능 설명이 있는데 프리의 화면 네 방향 프로그램 운용 방식과 더불어 획기적인 프리의 장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다양하고 안정적인 운용이 중요해졌습니다. 전화를 걸고 음악을 듣고 이메일 체크를 하고 웹을 봐야 합니다. 게임도 해야하고 각종 정보를 보내고 받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작은 단말기에서 유려하게 실행돼야 하고 안정성을 담보해 내야 합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조작하는 데 사용자의 느낌이 무척 중요합니다. 아이폰이 기본적으로 홈–프로그램 방식으로 약간은 답답한 방식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프리는 이미 보여진 바에 의하며 꽤 흐름이 있고 유연한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그램 간 이동, 시작과 종료 방법 등이 이미 맛보기로 보여졌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될 것입니다.

팜 프리. 제대로 된 ‘새로운 녀석’이 ‘동네’에 나타났습니다. 전미 3순위 ((1위는 버라이즌, 2위는 AT&T, 4위는 티-모블이라고 합니다. 구글폰 G1은 티-모블이죠.)) 통신사인 스프린트 사와 계약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서비스 플랜으로 선 보일지도 관심사입니다. AT&T에서는 기본 플랜인 70불에서 데이터 요금을 10불 내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다음 달 애플의 WWDC와 더불어 뜨거운 여름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폰 v. 팜 프리 3

Friday, April 10th, 2009

Picture 44
팜 프리 두 번째 비디오

* 첫 번째 비디오와 달리 두 번째 비디오는 유투브에 뜨지 않아서 위 링크로 대체합니다. 링크에 들어 가시면 “This Weekend”라는 제목의 비디오가 보입니다.

팜 프리의 두 번째 홍보 비디오가 올라 왔습니다. 며칠 되었죠. 역시나 대단합니다. 첫 번째 비디오 [관련 제 블로그 글 링크]와 마찬가지로 실생활에서 프리를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편한 사용 환경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번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이 영상을 통해서 관심을 갖고 보는 점은 프리의 작업 환경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아이폰 OS 3.0 베타 버전이 나왔지만 팜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관련 권리에 대한 소송 불사를 내 비친 것과 달리 (제가 보는 관점에서) 그닥 프리에 대항할 기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폰 OS 3.0의 주요 기능은 애플 사이트에서 밝히는 것처럼 아래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 Search your iPhone
  • Cut, copy, and paste
  • Send photos, contacts, audio files, and location via MMS*
  • Read and compose email and text messages in landscape

앱 스토어의 앱 판매에 관한 근본적인 조정도 있었지만 홈페이지에서 밝히는 네 가지 대표 기능이 위와 같은 것입니다. 검색, 오리기&붙이기, MMS, 가로보기. 실망 그 자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기능이 3.0이라는 이름을 달고 대표적인 새 기능이라고 홈페이지에 올라 올 수 있을까요? 애플이 너무 안일한 게 아닐까요?

이에 반해 프리의 작업 환경과 방법은 참 대단합니다 또는 대단해 보입니다. ((아직 판매 전이니 속단은 이르겠죠.)) 우선 어플리케이션 간에 전환하는 방법은 여전히 프리의 강점으로 보입니다. 화면의 상하좌우를 이용해서 위로 보내면 어플을 끝내는 것이고 어플 간 전환에 좌우 스크롤을 이용하며 아래에서 홈 화면을 끌어 올린다든지 하는 부분은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획기적인 발상으로 생각됩니다. 네, 간단하지만 (혁신적이라는) 애플도 아직 선 보이지 않은 (그러나 애플도 알고 있고 준비 중이라는 기대를 갖는) 그런 기능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선 보인 기능은 맥 오에스의 독(Dock)을 흉내낸 것으로 보이는 기능입니다. 물결치듯 어플 바가 보이고 전환이 가능한 것입니다. 전에 나온 실제 시연 영상에 보면 ‘센터’ 버튼이 위치한 본체 부분을 이용한 ‘제스처’ 기능으로 어플 간 전환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화면에서 바로 전환이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애플에서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존 루빈스타인이 프리를 맡고 있는 점을 상기해야겠죠.))

홍보 영상이니만큼 보이는 만큼의 기대를 갖는 것은 너무 이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 보이는만큼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프리가 내세우는 작업의 편리함은 충분히 인지되고 기대를 갖게 합니다.

비디오는 ‘주말’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주말 정오에 브런치 약속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온라인이 확인된 친구는 지토크(G-talk)로 전갈/용건을 바로 전달하고 오프라인인 친구에게는 전자우편을 보내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판당고로 영화 예약, 전자우편 확인, 주소록을 통해서 친구 확인을 합니다.

그 가운데 “Messaging”이라는 이름이 붙은 화면이 특이합니다. SMS와 지토크가 동시에 떠 있네요. 네, 한 사람 이름 밑에 두 가지 메시징 시스템이 통합되어 보이는 것입니다.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에 따라 구분 되지만 프리라는 플랫폼으로 통합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상대방과 통신을 하고 프리를 통해서 통신/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SMS인지, 지토크인지, 혹은 이메일인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법으로, 혹은 비용을 고려한 저렴한 방법으로 상대방과 통신/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팜이 생각하는 가까운 미래의 플랫폼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정리를 해 볼까요. 상대방과 통신을 하는 방법, 우리가 최근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1. 음성 통화 (화상도 포함)
2. SMS
3. 전자우편
4. 메시징 서비스

이렇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위 두 가지는 전통적인 음성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것이고 아래 두 가지는 인터넷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보통은 컴퓨터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비용은 역시 위 두 가지가 즉각적인 당사자 간 교신을 가능하게 해 주면서 비싼 반면, 아래 두 가지는 시간과 공간/환경의 제약이 따르며 즉각적인 교신을 확보하지 못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듭니다. ((인터넷 연결 비용을 따져야 하겠지만 이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인 점과 소위 스마트폰의 인터넷 연결 비용이 손쉬운 정액제가 대세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스마트폰이라는, 전화 단말기+컴퓨터=’유사 컴퓨터’라는 기기가 갖는 대표적인 기능들입니다. 프리는 이번 영상에서 스마트한 단말기와 작업 환경을 통해서 이러한 비용 및 서비스 제공자의 제약을 간단히 뛰어넘은 통합 화면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상대방 이름 밑에 위와 같은 서비스 화면이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어 그동안 통신해 온 이력과 내용을 보여 줌으로써 상황에 맞는 적절하고 저렴한 방법을 통해서 통신이 가능함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프리를 통해서 그렇다는 것이죠.

아직 확정 전인 사항이 많기는 하지만 팜 프리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 모양과 기능으로 계속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일명 구글폰, 안드로이드보다 더욱 쓸만해 보입니다. 역시 기기는 홍보/설명이든 리뷰든 실제 사용자의 사용 환경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폰은 며칠 전 새로운 티비 광고를 세 가지 올렸습니다. 여전히 주안점은 앱 스토어에 다양한 앱이 있다는, 실제 사용에 관한 광고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앱 스토어에 접속해 보지만 앱 스토어 출범 후 벌써 1년이 다 돼 가는 이 시점에서 광고를 통해 기대를 갖고 찾아본 것과 달리 공짜로 뿌려지는 앱의 밑에 달린 평가 지수 별 하나에 당혹감을 갖게 됩니다. 또한 2.99, 4.99라는 가격표가 달린 앱을 보며 과연 이 가격이 온당한지 확실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 풀리지 않는 불안함, 지르기를 주저하는 제 모습에서 애플의 혁신은 어디서 나오나, 아이폰을 구매한 이후부터는 내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이 말은 가격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대하는 혁신의 모습이 계속해서 구매로만 인도되지 말고, 좀 더 근본적인 혁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시점이 도래했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밝혔듯 아이폰 오에스는 3.0이라는 숫자를 달고 이미 발표되었습니다.

아직 프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5년을 앞섰다는 스티브 잡스의 자신감에 찬 2년 전 키노트가 아직 생생한데 팜이 무려 3년을 단축한 게 아닌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 볼 뿐입니다. ((여기에 최근 우리 나라의 인터넷 관련 법안과 이용 현실, 이동 통신사와 단말기 사업자들에서 느끼는 답답함까지 더한다면 절로 한숨이 나올 법한 부분입니다. 이들은 오로지 기술의 혁신을 최우선에 두고 저만큼 달리고 있는데 말입니다.))

Twitter Search

Thursday, February 12th, 2009

Twitter Search.

작년 6월에 관련 기술 회사를 인수하고 7월에 공지 블로그 글이 올라 왔다. Digg에는 아주 가끔만 가고 Delicious는 거의 사용 안 하고, 그 외 뭐가 또 있을까 하면서, 어쨌거나 관련 기술 검색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구글링 ((로그인 안 한 상태로 구글링, 구글을 멀리하기로))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관련해서 네이버 등 국내 검색 기술을 거의 쓰지 않는 편인데, IT 쪽 일로 먹고사는 친한 친구의 비아냥 같은 얘기를 들어봤다. 마치 잘난 척 하는 것처럼 얘기 하던데… 이건 그냥 사파리를 몇 년 사용하다 생긴 사용 습관인데 마치 의식적인 무시나 거리두기로 보였나 보다. 지식인이라는 것도 티비 광고 때문에 아는 정도지 거기서 뭔가 의미있는 결과를 얻은 적도 얻으려는 시도도 해 본 적이 없다. 국내 검색 시장을 생각해 볼 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긴 한 것 같은데, 달리 보면 결국 불편없이 굳이 포탈이란 데를 갈 필요 없이 생활한다는 것 아닌가.)) 주에도 밝혔듯이 정말 편한 검색 환경만 이용하고 있는데, 오늘 괜찮은 방법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트위터 검색.

내가 쓴 글을 검색할 필요가 있어서 가 본 것인데 당연하지 않게도 내 트위터 페이지에는 검색 방법이 없고, 저렇게 구글스러운 화면으로 검색 도메인이 따로 있었다. 검색 결과는 괜찮은 편. 정확히 원하는 글을 찾아 주었다.

트위터가 대성공한 이후로 이 모델로 어떤 사업 방향이 펼쳐질까 궁금해 하고 전망하는 글이 많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더욱 주가를 높인 트위터. 일단 아이폰으로 검색어를 설정하고 결과를 봤는데 심심할 때 특히 좋아 보인다. SNS, 새 시대 사회 연결망이랄 수 있는 이 인터넷 연결망 수단이 많이 발전한 가운데, 트위터는 단연 온갖 종류의 정보, 그것도 아주 개인의 내밀한 혹은 개인끼리의 내밀한 부분을 담아내는 수단 중 최고봉이다. 이 부분에서 검색이 끼어 든다면 굉장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이폰 검색어 결과를 RSS로 받아 보는 것도 가능하다. 관련 블로그를 해 보고 있는데 아주 좋은 물적, 인적 소스가 될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 주례 연설 3

Saturday, February 7th, 2009

http://www.whitehouse.gov/blog_post/compromise1/

슬슬 식상할 때가 됐습니다. 언제까지 굿뉴스, 배드뉴스만 외칠 수 있을까요. 의회에서 일단 정부 안을 지지하는 모습인 것 같은데 지켜볼 일입니다. 외부요인이든 내부요인이든 좋은 결과, 그게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단 미국 대통령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Picture 14.png

오늘은 주례 연설보다 다른 것에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백악관 첫 화면은 네 개의 탭을 담은 사진이 초기 화면에 뜨는데 볼 때마다 느끼지만 사진이 참 좋다고 할까요, 주인공인 오바마 대통령 말고 그 이면을 보여주는 화면을 볼 때마다 신기하면서도 재미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 ‘닌텐도’ 발언으로 또 한바탕 바람을 몰고 오셨죠. 충분히 ‘지시’하실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뜨거운 국내 웹의 반응에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 오마바 대통령도 그런 ‘지시’ 비슷한 걸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동차 연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점은 오바마 행정부는 법으로 그러한 기술 개발에 대한 압박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둘 다 ‘지시’의 형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은 한술 더 떠서 법안으로까지 강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자동차 연료를 제한하는 법안과 닌텐도 같은 게임기 개발을 강제하는 법안은 좀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에 맡길 부분이라고 여겨지는 공통점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 오바마 대통령의 그 ‘지시’ 뉴스를 보고 의아해 하다가 닌텐도 같은 게임기 개발을 ‘지시’하신 대통령의 모습도 그리 낯설지 만은 않았습니다.

지시든 법을 통한 강제이든 공감대와 하나의 목표가 설정되어 같이 뛰면 얼마나 좋을까요. 굳이 두 대통령의 지시를 구분한다면,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국정 이슈 중 하나인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서 자동차 대체 연료 문제는 응당 고민되고 기술 개발도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즉 앞뒤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지만, 이명박 행정부에서 게임기 개발은 과연 어느 국정 이슈에 맞출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생기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그냥 경제를 살리자, 돈을 벌자, 창의력을 높이자와 같은 두루뭉술한 구호 속으로는 당연히 포섭되겠지만 그런 구호는 누구나 외칠 수 있는 공허한 것이니까요. 정교함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앞뒤가 맞는 주장이 펼쳐질 때 비록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이라 하더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뜬금없다, 이 표현이 딱 맞겠습니다. 많이들 말씀하시는대로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만 봐도 과연 게임기의 사회적 효과를 고려한 발언이겠느냐, 그냥 내 뱉은 거 아니냐는 시각이 옳아 보입니다.

다시 위 사진 얘기로 돌아가자면, 일단 취임 초기니까 좋게 봐 주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만 그보다 진심으로 좋게 봐 주고 싶은 것은, 일관성이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자신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면서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공화당을 모두 아우르는 미국민들에 대한 발언임을 끊임없이 되뇌면서 저렇게 이면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진짜 오마바 행정부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뢰. 이건 아무렇게나 얻는 게 아니지요. 최소한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취임 전부터 신뢰의 문제로 시달린 이명박 정부는 이걸 얻기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고민하는 지 묻고 싶네요. 벌써 1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말입니다. 또한 신뢰는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니지요. 나를 반대한 사람들의 신뢰, 좋아하고 따르게 바꿀 수는 없을 지라도 최소한 내 방향에 대한 믿음은 상대방에게도 심어줄 수 있어야 진정한 신뢰가 쌓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5년 단임제에서는 아쉽게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간이 매우 한정적으로 정해져 있지요. 앞으로 딱 6개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폰 v. 팜 프레

Saturday, January 31st, 2009

한 마디로,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이 때까지 무려 5년은 앞선 기술이라고 자랑해 왔고 사용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뿌듯해 했고 구글이 만들었다는 지폰도 우습게 넘겨 버렸습니다. 실제로 그랬죠. 지폰은 앱 스토어에 필적하는 ‘마켓’을 오픈할 것이라는 정도의 뉴스만 남기고 흐물흐물 잊혀졌습니다. 지금도 팔리고는 있을테지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팜 프레. ((Palm Pre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puzit님이 조언을 주셨는데 다른 지적이 있었습니다. ‘프리’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2009 CES에서 확실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20분이 넘는 위 비디오를 한번 보기를 권유합니다. 이럴 수가하는, 그러고 싶은 기능이 한 둘이 아닙니다.

먼지 백 버튼. 팜 프레의 모양은 귀퉁이 둥그스름하게 빠진 것을 빼고는 위에서 보면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홈 버튼이라고 이름 붙여서 어느 앱에서건 홈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여기서 불편한 점이 생기는데 앱 간에 이동하려면 반드시 홈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앱을 처음부터 다시 실행시켜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어느 앱은 홈으로 돌아갔다가 와도 그 지점에서 계속 실행이 이어지지만 어느 앱은 그렇지 않습니다. 팜 프레는 홈 버튼이 아니고 백 버튼 ((위 리뷰에서는 백 버튼이라고 들었는데 루빈스타인의 공식 발표를 보니 Center Button이라고 되어 있네요.))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홈으로 가는 게 아니고 앱을 나열하는, 멀티태스킹(다중작업) 화면으로 돌아가는 버튼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체 화면을 차지하던 앱이 축소되면서 같이 실행 중인 다른 앱들과 병렬로 나란히 늘어서게 되고 사용자가, 마치 아이폰에서 사진을 넘기듯이, 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주 부드럽게 화면이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 ((Cards라고 이름 붙였네요.))은 위 백 버튼과 더불어 아이폰과 정확히 차별되는 지점입니다. 어느 정도 성능을 내 줄지 모르나 위 비디오에서 보여진 바로는 꽤 괜찮은 편으로 보입니다. 저 데모 기기가 현재 시판 중인게 아니고 좀 더 다듬어질 것을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더 훌륭하게 나오겠지요. 홈 버튼이 없는 대신 아래 백 버튼 주위 부분 ((Gesture Area라고 하네요.))이 터치를 감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위로 슥 훑어주면 홈 화면이 화면을 덮으며 나타납니다. 또한 나열된 앱을 집어서 위로 보내면 앱을 종료하게 됩니다(그렇게 보입니다).

다음은 키보드입니다. 아이폰이 터치 기기라는 걸을 강력히 인식시켜주는 부분이 바로 키보드입니다. 화면 조작만 터치로 하는 게 아니고 입력도 터치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온전히 ‘풀 터치’라는 이미지를 아이폰이 선점해서 주장하는 역할을 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키보드입니다. 그런데 팜은 잡스가 아이폰 발표 당시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던 그 하드웨어 키보드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잡스가 기존 키보드를 화면에 보이면서 완전히 구시대 유물로 선을 좍 그어 버렸을 때 사용자들의 뇌리에는 어느 새 그런 인식이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그게 잡스가 가진 힘입니다. 현실왜곡장이 바로 그것이죠. 그런 부담은 아랑곳 없는 듯 팜은 구시대적 키보드를 달고 나옵니다. 써 본 분들은 평가가 갈리지만 최소한 애플의 터치 방식 키보드 옹호론자라 하더라도 불편한 점은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앞서 간 만큼 완전치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팜은 이런 부분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왜 이렇게 키보드를 넣었을까요. 실제로 시판되고 써 봐야겠지만, 일단 기존 방식을 따름으로써 안전, 친숙함 등을 고려했을 것 같습니다. 안전은 애플과 부딪힐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현재로서는 터치 방식 키보드를 구현함으로써 얻는 위험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애플의 방식 외에 현저히 다른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말입니다.

충전기. 굉장하지 않습니까. 자석을 이용해서 붙여 놓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니 말입니다.

그 외 음악, 비디오, 이메일 등을 시연하는데 화면이 작아 잘 보이진 않아도 꽤 잘 만들었다고 생각될만큼 시연 장면이 부드럽습니다. 리눅스 기반의 웹오에스라고 이름을 붙였나 본데 팜의 기술력이 대단합니다. 팜은 트레오라는 스마트폰의 원조들 격에 속하는 기기를 이미 만든 경험이 있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자, 애플이 최근 특허 운운하면서 열 받은 이유가 좀 감히 잡히지요. 그런데 더 크게 중요한 사실은, 바로 존 루빈스타인입니다. 넥스트 시절부터 잡스와 함께 일 했고 2006년까지 애플에서 아이팟을 담당했던 수석 부사장입니다. ((Senior vice president을 이렇게 해석하면 될런지?)) 이 분이 2006년 애플을 그만두고 잠시 공백을 거친 후 2007년 10월 팜으로 옮겨 갔습니다. 당연히 애플의 구석구석을 잘 알 수 밖에 없고 이번 팜 프레가 나오기까지 꽤 큰 역할을 한 것은 자명합니다. 위에 나열한 기술 중에서 홈 버튼과 키보드 빼고 애플에서 구현 예정이지 않은 기술이 있을까요? 전 이미 애플의 아이폰 로드맵 중에서 저와 같은 기술은 모두 들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면 놀랄만하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것들은 아니지요. 팜이 먼저 치고 나왔고 상당히 비슷한 손가락 움직임에 따른 화면 조작은 애플에서 경계를 가질 만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사실 멀티 터치 기술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기술 자체야 특허로 보호해도 다양한 구현과 자잘한 기술적 차이로 얼마든지 우회가 되는 게 저 기술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가 오히려 더 중요할 것입니다. 팜 프레는 그런 부분, 즉 아이폰의 화면 구성과 조작 부분을 꽤 연구하고 피할만큼 피하면서, 오히려 더 낫게, 루빈스타인의 머릿 속에 들어 있을 애플, 아이폰의 로드맵 중 일부를 미리 시장에 선 보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볼 때 아직 기술 타령 이나 신문에 오르내리는 우리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이미 기술 자체의 구현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구현해 보일까 하는 단계에서 저들은 다투고 있는데 말입니다. 감압이니 정전압이니 하는 용어들을 입에 담는 자체가 너무 바보 같지요.

며칠 전 뉴욕 타임스에 기사가 하나 올랐습니다. 가십거리이긴 하지만 새로운 권력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로 블랙베리가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단순히 이메일 주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지도자 그룹 중 한 사람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주변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게 핵심입니다. 노트북으로도 데스크탑으로도 업무를 볼 수 있지만 사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키보드를 만질 일은 없습니다. 그는 아마도 서류에 서명하고 남들과 얘기하고 듣고 검토하고 보고 받는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일들, 컴퓨터를 쓸 일이 전혀 없는 수 많은 일에 쌓여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유일하게 집중하여 작은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아마도 하루에 수십 분은 충분히 시간을 들여 혼자만의 시간 동안 뭔가를 해야 할 때 이용하는 게 바로 블랙베리입니다.

블랙베리의 성공은 오로지 이메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블랙베리는 가히 실시간 이메일이라고 할만큼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데 탁월합니다. 최근까지 여러 모델이 나오지만 인가젯의 리뷰를 봐도 블랙베리의 여타 기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웹브라우저의 느린 속도는 도저히 인내할 수준이 못 되어 보입니다.

그런 블랙베리, 그런 구시대적 키보드를 달고 있는, 애플이 주장에 의하면 퇴물이 될 기기 라인업에 팜 프레가 들어 왔습니다. 팜 프레는 분명히 아이폰류의 새로운 스마트폰 대열에 넣을 수도 있을만한 기기이지만 제 생각에 팜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팜은 기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양도 크게 다르지 않고 결정적으로 같은 방식의 키보드를 쓰면서도 훨씬 나은 성능과 조작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은 혼자이지만 팜 프레는 혼자가 아닌 것이죠.

지폰은 다음 버전이 나와야 아이폰과 견주어 볼만할 것 같고, 블랙베리는 아이폰과는 다른 지점의 단말기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윈도 7을 탑재한 단말기는 과거 마소의 경우처럼 일단 나와야 뭔가 끼워주든 말든 할 것이고요.

팜 프레.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그럴 듯한 기기이면서 기술적으로도 아이폰과 대적할만한 기기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비디오 리뷰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는 전제이긴 합니다. 애플에서 공언한 5년을 앞선 기술은 불과 2년 만에 따라잡힌 것일까요.

(추가)
프레를 공개한 키노트 링크를 붙입니다. 누구인지도 모를 수 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를 오가는군요. 애플이 발표의 임팩트는 역시 한 수 위.

팜 프레 공개 키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