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실을 돌아 봄. 논문 일부 찾아 훑어 봄. 학회라는 데도 가서 들여다 봄. 요즘 신문 등에서 펼쳐지는 우리 현실과 위기 등에 대해서 어떤 연관과 방안이 있는지 의문이 별로 풀릴 기미가 안 보임.
우 교수와 지트레인 교수의 약력과 우리 교수님들 약력 비교. 이들은 이미 학부 때부터 꼬박 쌓아 온 이력이, 우리 현실과 너무 다름. 무슨 위원회 등등 직책 나열해 놓은 산더미 같은 자리들을 보며 한숨만 더 나옴. 도대체 현실과 그 위원회 위원직은 어떤 연관을 가질 수 있나.
이 글은 제 맥북 에어 액정에 문제가 생겨 미국 L.A. 인근에 위치한 Victoria Gardens(빅토리아 가든스)에 위치한 Apple Store(애플 스토어)에서 수리 여부 판정을 받기까지 과정을 서술한 글입니다. 제 맥북 에어 얘기와 애플 스토어에서 보고 경험한 것, 느낀 것 등을 싣습니다. 내용이 좀 길게 되었습니다. 1, 2부로 나누어 게재합니다.
맥북 에어를 사용한 지 이제 7개월 여가 돼 갑니다. 처음 맥북 에어를 구입하여 받아들고 열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 합니다. 그러나 곧이어 갖게 된 실망도 역시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제 에어는 액정 불빛이 고르지 못 합니다. 가운데 하단이 더 밝아서 주위와 밝기 강도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편이지만 어두운 곳에서 흰색 바탕 화면일 때는 얼룩처럼 보여 눈에 거슬려 보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액정의 조립 상태입니다. 전체적으로 조립 상태가 고르지 않아 화면 베젤이 굴곡져 있습니다.
키보드도 온전치 못 한 편입니다. 스페이스바는 약간 휘어져서 끄트머리가 액정에 닿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맥북 에어는 참 쓸만한 기종입니다. 이렇게 얇은 노트북을 쓴다는 일은, 평소에 그저 무심히 지나치다가도 어느 샌가 그 가벼움과 얇음에 화들짝 놀라게 되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특히 요즘 제 주위의 비 맥북 유저들의 노트북, 즉 피씨 계열 노트북을 보노라면 어떻게 저렇게들 튼튼함만 강조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오늘 쓸 얘기는 그제 액정을 닦다가 생긴 코팅 벗겨짐 증상에 대해서 이 곳 미국의 한 애플 스토어에서 수리 여부를 판정받은 여정에 관한 것입니다.
1. 맥북 에어, 오랜만에 청소를 하다
그제 오랜만에 에어의 액정을 닦았습니다. 먼지와 지문으로 뽀얀 액정에서 조심스레 먼지를 털고 못 쓰게 된 런닝 셔츠에 살짝 물을 묻혀 살살 닦아 냅니다. 그리고는 다시 얇은 액정 닦이로 말끔하게 닦아 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없어지지 않는 자국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자세히 관찰해 본 결과, 이동 시 액정이 키보드와 맞닿는 면에 상처가 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자국은 애지중지 써 온 그동안의 과정과 반대되는 가슴 아픈 결과이지만, 또한 그 사용한 시간만큼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액정과 키보드는 노트북을 닫아 놓았을 때 상당히 밀착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습니다. 유명 해외 포럼에 맥북 에어의 트랙패드 부분과 액정이 닿아 생기는 결과에 대한 보고도 있었는데, 제 에어는 그 외에도 트랙패드의 구석 부분과 액정이 닿아 키보드로 인한 상처 이상으로 큰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 문제는 여기서 발전되는데 이걸 먼지로 오해하고 열심히 닦아내다 보니 없어지기는 커녕 더 커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액정 코팅이 3-4 밀리미터 정도 벗겨진 모습이 되었습니다.
무척이나 아끼는 제 성격에 비해 액정을 대하는 제 태도는 정반대 격이어서 거의 지문과 먼지, 빈번한 아이챗 대화로 인한 ‘파편’으로 얼룩진 액정이 평소 모습이긴 하지만, 이렇게 뭔가 외부 요인이 더해져서 생긴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액정을 닦기만 했는데 코팅이 지워지다니… 그동안 써 온 몇 대의 파워북과 맥북 등을 돌이켜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2. 애플 스토어에서 서비스도 하나?
한국의 애플 서비스에 대해서 불만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 기본적인 문제는 서비스 쪽과 사용자 쪽의 기본 전제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용자 쪽은 문제된 부분만을 정확히 짚어내서 빠르게 수리 완료가 되기를 바라고, 또한 그것이 우리 정서와 환경에 부합하는 방식인데 애플은 그 자리에서 바로 수리 여부 판정과 파트 교체를 해 주지 않습니다. 파트 교체도 큰 부품 단위인데다 수리 파트 수급이 빠르지 않아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기 일쑤입니다. 현재 한국은 애플 코리아에 공인된 서비스 센터와 UBase와 계약된 서비스 센터로 나뉘어 있습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애플 스토어 ((위키 참조))에 직접 수리 부문을 갖추고 있어서 구입과 서비스가 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애플과 계약으로 운영되는 Authorized Service Providers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서비스 센터는 우리의 공인 서비스 센터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처음 ‘애플 체험 센터’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개념과 매장 디자인으로 선을 보였고 구입과 서비스를 한 곳에서 담당했는데, 어느 샌가 서비스 파트가 없어졌고 또한 이후 A#(에이 샵)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전체적인 매장 디자인이 애플 스토어와 다르게 돼 버렸습니다.
3. 미국 애플 스토어는 뭐, 다른가?
한국에도 생겼으면 하는 많은 애플 관련 부문 중 하나가 바로 애플 스토어입니다. 건물 벽을 커다랗게 장식한 흰 불빛의 애플 마크 밑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뤄 들고 나는 장면, 첫 개장 날 스탭들과 전날 밤을 세워 줄을 선 손님들 사이에 이뤄지는 하이파이브 입장 등, 사진 등으로 이미 많이 접했습니다만 실제로 운영되는 방식과 제품 전시 등은 애플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한번 쯤 꼭 맛보고 싶은 경험이고, 때로는 ‘성지순례’의 일부로서 미국 방문 시 꼭 들러야 할 일정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우리와 다른 부분을 살펴보자면
전체적인 매장 레이아웃. Eight, Inc.라는 회사의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환한 배경과 편안해 보이는 목조 테이블에 온갖 맥과 아이팟, 아이폰이 시연을 위해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태프. Concierge(콘시어지), Specialist(스페셜리스트), Cashier(캐셔), Genius(지니어스), Creative(크리에이티브) 등 다양한 스태프가 있습니다.
콘시어지는 손님을 맞고 제품에 대한 질문, 답변, 구입을 돕습니다. 스태프는 입고 있는 유니폼–독특한 애플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에 따라 구분됩니다. 콘시어지는 오렌지색과 하늘색을 입습니다.
스페셜리스트는 기술적인 답변을 해 줍니다. 매장 곳곳에서 손님과 맥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스페셜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하늘색을 입고 있더군요. 왼쪽 팔 언저리에 스페셜리스트라고 씌여 있습니다.
캐셔는 현재 없어졌다고 합니다. 콘시어지가 매장 곳곳에서 단말기로 즉석 결제를 돕습니다. 현금 구매자는 지니어스바 한켠에서 줄을 서서 결제를 기다랍니다.
지니어스는 지니어스바에서 일을 합니다. 보통 매장을 돌아다니지는 않더군요. 매우 바쁘게 보였습니다. 보랏빛 나는 파란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는 각종 이벤트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지는 못 했습니다.
지니어스 바 ((위키 참조)). 지니어스 바는 애플 스토어의 독특한 부분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Heart and soul of our stores.” 애플 스토어에 대해서 Ron Johnson(론 존슨) 소매담당 수석 부사장이 자주 언급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매장마다 다른 구조겠지만 보통 한 쪽 벽을 모두 차지하고 높고 긴 바(bar)에 역시 높은 간편의자(stool)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제품 기술 문제를 상담해 주고 즉석에서 제품 수리를 해 주기도 하고, 제품 수리 여부 판정을 즉석에서 해 줍니다.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안 맞는 정서적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 스토어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경쟁률은 생각보다 대단한가 봅니다. 위키피디어 정보에 따르면 2002년 기준으로 16,438명 중 978명을 뽑았고 이는 약 5.95%의 비율이라고 하니 그 인기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느낀 스태프들의 분위기는 즐기면서 일하는 것처럼 보였고 활기있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아 편안한 정보 공유와 질문, 답변이 이뤄지고 그만큼 손님의 구매로 자연스레 이뤄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반대로 제가 만난 지니어스바의 지니어스(지니)는 제 바로 앞 손님 때문인지 굉장히 힘들어 하는 모습도 보여, 역시 서비스 업종의 힘든 환경이 미국, 애플 스토어라고 예외는 아닐 것 같았습니다.
4. 애플 스토어에 수리 예약을 하다
수요일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직접 매장을 찾기에는 늦은 시각이어서 일단 수리 예약을 시도했습니다. 애플 홈페이지에서 간편하게 이뤄집니다.
애플 서포트(support) 페이지에 접속하여 거주 지역을 선택하여 나온 화면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L.A. 동쪽 인근으로 빅토리아 가든스라는 커다란 쇼핑 ‘동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쇼핑몰이 있고 애플 스토어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가 다녀 본 곳이 몇 곳 안되지만 미국 매장은 밖에서 보는 면은 그리 크지 않은데 안쪽으로 깊숙하여 실제 매장 크기는 들어가면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이 매장도 애플 마크가 주는 그 매력은 다른 곳과 다르지 않습니다. 화면 오른쪽에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합니다.
콘시어지라고 나오는 화면입니다. 실제 매장을 방문해도 입구에 서 있는 오렌지 혹은 하늘색 티셔츠 유니폼의 콘시어지 스태프가 있는데, 온라인 사이트에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같은 문구로 사용자를 맞이합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손님(guest)과 회원(member)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한국 애플 서비스에는 회원 제도가 없는데 이 곳에는 회원 제도가 있나 봅니다. 회원 관련하여 자세한 사항은 몰라서 넘어갔습니다. 손님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세부 항목이 나옵니다. 기술 지원을 받을 것인지 개인 구매에 대한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지, 워크샵에 참석 신청을 할 것인지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기술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이번에는 기종 선택 화면입니다. 애플의 제품 분류에 따라 맥, 아이팟, 아이폰 등 세 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맥북 에어이므로 맥을 선택했습니다. 실제 매장에 방문하면 지니어스바 앞에 같은 화면이 떠 있는 아이맥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퀵 드롭(quick drop)이라는 메뉴도 있습니다. 이것은 예약에 따른 기다림을 피해 제품만 맡겨 놓고 이상 여부 판정과 수리 여부, 비용 등을 나중에 전달 받을 수 있는 선택지라고 합니다. 실제로 아래에서 보듯 예약 시스템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당장 문제가 발생한 사용자에게 수리 의뢰조차 며칠 후에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편할 리가 없겠지요.
예약 날짜 화면입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날짜는 토요일 뿐입니다. 제가 예약한 날이 수요일이니까 무려 삼 일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좀 기다리더라도 그 날 바로 처리되는 ‘빨리빨리’ 환경이 그리워진 순간이었습니다.
날짜를 정하면 그 밑으로 시간대와 예약 시각이 정해집니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대략의 시간대를 정하는 것은 이해가 됐으나 분 단위까지 선택하는 옵션을 보니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시간 약속이 지켜질까 하는 의문이었죠.
예약이 확정되었다는 화면입니다. 대여섯 단계에 걸친 과정이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는 화면 구성과, 비록 기다림은 필수겠으나 배려가 보이는 예약 시간대 구성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과제는 과연 어떻게 상황 설명을 하고 순조롭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미국 생활에서 언제나 겪고 고민하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작년 6월에 관련 기술 회사를 인수하고 7월에 공지 블로그 글이 올라 왔다. Digg에는 아주 가끔만 가고 Delicious는 거의 사용 안 하고, 그 외 뭐가 또 있을까 하면서, 어쨌거나 관련 기술 검색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구글링 ((로그인 안 한 상태로 구글링, 구글을 멀리하기로))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관련해서 네이버 등 국내 검색 기술을 거의 쓰지 않는 편인데, IT 쪽 일로 먹고사는 친한 친구의 비아냥 같은 얘기를 들어봤다. 마치 잘난 척 하는 것처럼 얘기 하던데… 이건 그냥 사파리를 몇 년 사용하다 생긴 사용 습관인데 마치 의식적인 무시나 거리두기로 보였나 보다. 지식인이라는 것도 티비 광고 때문에 아는 정도지 거기서 뭔가 의미있는 결과를 얻은 적도 얻으려는 시도도 해 본 적이 없다. 국내 검색 시장을 생각해 볼 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긴 한 것 같은데, 달리 보면 결국 불편없이 굳이 포탈이란 데를 갈 필요 없이 생활한다는 것 아닌가.)) 주에도 밝혔듯이 정말 편한 검색 환경만 이용하고 있는데, 오늘 괜찮은 방법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트위터 검색.
내가 쓴 글을 검색할 필요가 있어서 가 본 것인데 당연하지 않게도 내 트위터 페이지에는 검색 방법이 없고, 저렇게 구글스러운 화면으로 검색 도메인이 따로 있었다. 검색 결과는 괜찮은 편. 정확히 원하는 글을 찾아 주었다.
트위터가 대성공한 이후로 이 모델로 어떤 사업 방향이 펼쳐질까 궁금해 하고 전망하는 글이 많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더욱 주가를 높인 트위터. 일단 아이폰으로 검색어를 설정하고 결과를 봤는데 심심할 때 특히 좋아 보인다. SNS, 새 시대 사회 연결망이랄 수 있는 이 인터넷 연결망 수단이 많이 발전한 가운데, 트위터는 단연 온갖 종류의 정보, 그것도 아주 개인의 내밀한 혹은 개인끼리의 내밀한 부분을 담아내는 수단 중 최고봉이다. 이 부분에서 검색이 끼어 든다면 굉장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이폰 검색어 결과를 RSS로 받아 보는 것도 가능하다. 관련 블로그를 해 보고 있는데 아주 좋은 물적, 인적 소스가 될 것 같다.
괜히 딱딱하게 느껴지기 보다 매주 보는 단막극 같은 느낌이다. 이번에는 분장도 좀 더 돼서 얼굴이 떠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도 말에 힘이 있다. 일단 약속을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미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싶고 힘을 얻고 싶으니 ‘잠 안 자고 열심히 하겠다’라는 빈말보다 어떻게 해서 어떻게 결과를 가져 오겠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어 할테니 그렇겠지. 그저 빈말이 아님을 보여줘야 할텐데 참 힘들 것 같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기보다는 오바마는 “It’s enough.”라고 단언해 버렸다. 말 내용의 주체가 다르다. 잃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사자 중심이고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대방 중심이다. 확실히 오바마의 말이 선을 명확히 긋고 내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데 유리하게 보인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면, 되찾은 후 어떻게 해야할지 숙제로 남게 된다. 모두들 그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고 찾은 후에 뭘 할 것인지, 찾은 게 국민들 것인지 아니면 오로지 자기들 것으로 삼는지 계속 보게 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전임자의 역할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 오바마를 보는 사람들 눈에는 전임자와 다른 모습만 보여주면 충분하다고 여길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리고 ‘타원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전임자와 확실히 다른 자기 스타일을 보여 버린다. 대표적으로 블랙베리를 계속 쓴다는 점과 21세기라는 개념에 걸맞는 백악관 사이트를 통한 소통 등이 대표 사례가 되겠다. 바로 위 동영상처럼 기술을 ‘사용하는’ 이미지에 유투브와 구글이 쌓은 이미지를 오롯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주 첫 대통령 주례 연설은 무려 150만 정도 되는 방문객 집계를 보았다. 가히 ‘현상’이다. 한 국가 대통령의 주간 연설이 상업 사이트에 올라오고 그걸 전세계 사람들이 한번씩 본다니 말이다.
한편 고맙기도 하다. 좋든 싫든, 지들이 주장하든 아니든,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대통령은 아니어도 최소한 전세계에서 한 손에 꼽는 지도자 역할은 하지 않나. 세계 시민을 상대로 이렇게 서비스 정신에 충실하게 움직여 주니 고맙다는 말이다.
며칠 전에 한참 기사로 나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초에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 유투브로 했다고 기사가 많이 나왔죠. 위 링크는 해당 사이트 링크입니다.
대단합니다. 첫째, 특정 사이트 기술을 그대로 이용하는 미국과 미국인들의 생각이 대단합니다. 시장의 강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허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그러한 성공을 장려하고 사회 각 분야에 고취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기술과 사회적 파급력은 대기업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만연한데 유투브의 발생과 역사에 대해 조금만 들여다 보아도 우리 경우와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듯이, 이들이 기술과 시장을 대하는 태도에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구글의 유투브 인수를 두고 말이 많지만 당장 눈에 보일 것처럼 뭔가 결과를 내 놓지 않더라도 유투브는 계속해서 미래 생활 기술의 핵심이라는 걸 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화질 서비스를 시작한 지 좀 됐는데 이제는 자막 서비스도 시작했군요. 서서히 바뀌는 모습, 그러면서 전진하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셋째, 영어로 뭔가 읽고 듣는 것이 아무래도 우리 말로 듣는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보다 더 귀에 잘 들어 오는 듯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캠페인 때부터 우리 방송국들은 특집으로 연설과 토론에 관해서 많이 다뤘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미국의 시스템이 뭔가 훨씬 낫다고 느껴지지만, 막상 연설을 들어 보고 구체적 내용을 따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영어에 심하게 경도된 우리 사회의 허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한 가지, 비슷한 내용의 말이 다르게 들린다는 것은 결국 달리 말하면 실천, 즉 행동과 결부시켜 봐야 할텐데 이 부분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우리들의 평가가 달라진다면, 분명 차이는 존재한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두 분의 모습을 보면 다른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넷째, 지난 내용이지만 부시 대통령 때 백악관 웹사이트와 지금 웹사이트를 비교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디자인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 옴은 물론이고 생각을 갖고 만들었는지 아닌지도 금세 비교가 되는 결과였습니다. 과연 어떤 차이일까요. 설마 부시 대통령 때 웹사이트 지원 예산이 적었을까요. 결국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관 문제겠지요. 제가 잠시 겪은 이 곳 젊은 친구들은 그다지 인터넷에 관심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로스쿨 학생들이니 공부 밖에, 책 밖에 보는 게 없을 지 몰라도 L.A. 인근, 비교적 대도시 부근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치고는 분명 우리 기준에서 관심이 떨어져 보입니다. 대통령부터 저렇게 인터넷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일반인들에게도 다른 4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하면 8년까지 가겠지요.
다섯째, 희망. 계속해서 변화와 희망을 말하는 대통령, 거기에서 위로를 받고 기대를 갖는 시민. 새 바람이 부는 미국은, 지극히 비판받아야 하고 여전히 변화의 모습이 어느 정도일지 의심도 되지만 그래도 눈 딱감고 협조하는 모습은 부럽습니다. 대단합니다.
우리 대통령 연설도 안 챙기면서 자막 읽어가며 다른 나라 대통령한테 5분을 할애해야 하느냐는 자조적 웃음만 거둔다면 한번 들어 볼만한 연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