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은 2008년 7월에 올린 내 글. 당시 시사인에 허지웅이 올린 글을 보고 내 감상을 적은 것. 벌써 14-5년 되는 얘기인데, 그새 우리는 UN 마이크로 우리 가수가 서는 역사를 갖게 됐고, 가수가, 개그맨이, 배우가 지지 후보 등 정치색을 내는 게 자연스러워진 시절을 맞았다.
15년 전, 허지웅은 거대한 문화 대통령이 한낱 불쌍할 따름이라고 뱉어 버렸다. 배반당한 우리 젊은 날에 대한 보상처럼. 입안에 맴도는 추억을 지워버리듯. 침 뱉듯이 툭.
오늘, 내 배반당한 20대는 물론이고, “잠들지 않는 남도”에서 “지리산”까지, 그리고 “광야”에서 “노동자”로, 마침내 “자유”를 갈망, 몸부림치며 뱉어 낸 그 <고백>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생각한다. 이역 땅까지 불려 와 엉터리들의 행적과 기억에 이용된 팝의 제왕이 불쌍할 따름이라고 할 밖에.
그 숭고하고 고귀한 자유를 갈망한 고백이 오늘 마이클 잭슨을 소환하여 발언하는 자유로 저열해진 이유는 뭘까, 생각한다.
뭔가 어정쩡하던 2020년이 끝났다. 사실 분명하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도 분명해서 분명 문제였던 한 해. 삶은 무엇이고, 산다는 건 또 무엇인가 하는 질문.
그 와중에 나이, 숫자, 사람, 관계, 자리, 돈, 과거, 기억 등등, 모든 과제가 언제 어디든 둥둥 떠다닌 일상. 모르긴해도 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이렇게 해결 난망의 부유하는 이슈는 역사 상 많지 않았을 것. 일제 36년 중간에 태어났으면 이런 느낌일까. 비정상이 일상이 되는 삶. 전쟁 중이라면 이런 느낌일까.
그래도 주가는 오르고, 온라인/오프라인 쇼핑은 끝을 모르고, 돈은 어디든 넘쳐 보이는 오늘의 풍경.
현재 가장 큰 애플의 숙제는 아이패드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 다른 기종에 대한 제 생각도 좀 해 보고요.
1.
우선 맥. 맥 프로, 아이맥, 맥 미니의 세 라인업으로 가고 있고, 일찌감치 ‘아이 i’ 글자를 떼니 마니 할 정도로 이미 인터넷 시대는 한편 계속 성장할 부분도, 또 한편 저물어 가는 부분도 있는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프로와 미니라는 이름을 보면 아이맥은 일찌감치 그냥 ‘맥’으로 불려야 마땅하지만 그 잡스의 재림과 애플 부활의 상징성 및 시장성을 고려할 때 그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맥 프로에서도 선 보이고 시도를 하듯, 맥도 언젠가는 아이맥이 아닌 그냥 맥이 되어야 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소량이나마 맥 프로와 맥 미니의 시장이 그대로 존재하면서 ‘맥’이 새로운 컴퓨팅 환경과 시대를 새롭게 여는, 즉 우리 생활과 일 환경에 대대적인 혁신을 주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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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맥, 즉 모니터와 본체를 통합한 형태를 당분간 아범 시장까지 아울러 지속될 개인 컴퓨터의 형태가 될 것이고, 아이맥은 확실히 그 지점에서 시장을 선도한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비쿼터스? 맥 정도, 즉 과거의 NC 개념 정도가 탑재되면 변신 선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되면 Mac OS와 iOS의 통합까지는 아니어도 지금보다는 월등한 작업의 통합 환경까지는 제공을 해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요. 한 때 아이팟으로 그걸 실현해 볼까 했던 애플이고, 이제 전세계 수 억 명의 손에 들린 아이폰이 그 역할을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터미널로서 맥! 하긴 지금 구글의 지메일+앱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가 조금씩 그렇게 모습을 보여가고는 있죠. 드롭박스도 한 몫 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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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맥북. 맥북은 레티나 버전이 출시되면서 2015년이 다시 맥북의 원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가 각 사용자들의 비용과 사용/업무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구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위 글대로 2010년과 2012년에 나온 현재 디자인들은, 아니 맥북 프로는 그 이전 알북으로까지 올라갈 수도 있으니, 이제 직사각형의 디자인은 더 이상 화두가 안 될 것입니다. 얇기 경쟁의 측면에서도, 최근 피씨 시장에서도 에어에 버금가는 기종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으니, 이제는 빼기 경쟁이 되어야겠죠. 2008년에 에어가 그랬듯이 2015년부터 경량 뿐만이 아닌, 없는 것이 많은 맥북이 선 보여야 한 것입니다.
2015 맥북은 이름도 그냥 맥북이고, 그 기종이 가진 것은 오로지 화면과 키보드, 그리고 배터리 뿐입니다. 사용자들이 기존과 같이 노트북의 활용을 생각하고 사용할 때를 위한 확장은 최소한으로 존재합니다. 번거롭게도 동글이 필요합니다. 즉,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변화는, “그렇게 사용하지 말라”는 애플의 주장입니다. 오직 하루 한 번의 충전과 작업. 오로지 화면과 키보드. 이렇게 가는 것입니다. 키보드는 완전히 새롭게 등장했죠. 아이패드가 기존 입력 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 즉 손가락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노트북은 키보드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고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애플의 생각이자 방향인 것입니다.
자, 이렇게 놓고 봤을 때 노트북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애플은 노트북을 무엇으로 재정의하려는가. 아이패드와 맥북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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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가 선 보인 직후인 2015-16년 초반의 이 시점에서 위 질문을 품고 2008년 맥북 에어와 2010년 맥북 에어 2세대 소개 비디오를 다시 봤습니다. 2008 에어는 말 그대로 something in the air였고, 2010 에어 2세대는 바로 반 년 전에 소개된 아이패드의 성공을 자축하며 당시 맥북 프로로 대표되는 맥과의 간극을 잇는 다리로 맥북 에어를 새롭게 소개하고 있네요. 화면과 배터리를 강조하면서요. 즉, 이 때부터 애플이 맥북의 배터리를 아이패드에 비교하며 더 강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12시간 배터리 성능을 기본적으로 갖게 되었죠.
2008 초 맥북 에어 오리지널 소개 @SF
2010 가을 맥북 에어 2세대 소개
재미있고 신기한 것은, 애플은 신기능과 재미를 맥북 프로 기종에 주지 않고 엔트리 기종(혹은 그 정도 급)에 둔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맥북에서는 그러합니다. 맥북 에어가 최고 기종이 아니었고 2015 맥북이 또한 엔트리 기종입니다. 가격은 에어보다 비싸지만 적어도 이름에서 주는 느낌은 그렇습니다. 확장성의 대폭적인 축소도 엔트리 기종의 느낌을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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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폰은 굳이 프로, 미니 등의 분화와 구분이 필요 없이 그냥 화면 크기로만으로도 다양하고 거대한 시장이 되었고 그렇게 당분간 가겠죠. 2013년에 아이폰5를 잇는 5c가 나왔고 2015년 가을까지 즉 2년동안 잘 팔았습니다. 이제 다시 6c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매년 주기적인 새 제품에 더해서 애플은 아이폰 라인업에 4” 작은 화면까지 놓치지 않고 간간이 제품 보강을 해 주면서 모든 크기의 화면을 구비하고, 전세계 대중들을 상대로 iOS를 전파하고 익숙해 지도록 합니다. 아이폰은 애플 플랫폼의 전위입니다. 모든 사용자들은 아이폰, 즉 주머니 속 컴퓨터로 일상을 살고 일을 합니다.
4.
이제 아이패드 차례입니다. 애플의 가장 큰 숙제이자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컴퓨터를 뗀 애플이 회사의 위상과 현실을 반영하는 새 이름이 되었듯이 저는 1976년 애플 설립 이후, 컴퓨터로서 애플 1, 2, 3 그리고 매킨토시, 맥에 이어서 아이패드가 애플의 가까운 미래를 결정짓는 정체라고 봅니다.
원 글에서, 아직도 2011년에 나온 기기인 아이패드2에 최신 iOS를 지원하고 있다고, 놀랍다고 한 점이 저 역시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아이패드에 관해서는 좀 더 이전으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아이패드는 다음과 같이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2010 오리지널 아이패드, 2011-2012 아이패드 2, 3, & 4, 그리고 이후 에어와 에어2, 마지막으로 최신 아이패드 프로까지로 말입니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말 그대로 2007년 아이폰의 성공을 이어 2.5년 만에 선 보인 애플의 역작입니다. 아래 링크는 2010년 초 아이패드 발표 영상입니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애플이 최고의 “모블 디바이스” 제조 회사임을 주장하며 발표되었습니다. 아이폰과 맥북 간 간극이 있으며 그 부분을 뭔가 key things를 갖춘 기기가 채워야 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이패드를 기획하고 개발하며 거기에서 착안하여 아이폰을 먼저 시장에 선 보였다는데, 실제로 애플은 컴퓨터, 맥에서 진화된 제품 라인업을 갖고 있는 회사이기에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위 오리지널 아이패드 발표 영상을 보면, 근래 아이패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얘기들이 좀 무상해 집니다. 2013년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를 선 보이며 새롭게 아이패드를 재조명하기 전, 이미 애플은 2010년에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의문과 미래에 대한 궁금함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10년, 아이패드는 기존 아이폰에서 비롯된 앱 스토어의 성공을 업고 등장했으며 킨들로 대표되는 디지털 책 시장에 iBooks와 북스토어까지 입점하며 등장했습니다. 즉, 책으로 대표되는 태블릿 기기의 필요는 일찌감치 대두되었으나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플은 이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애플은 2010년 발표에서 iWork 제품의 아이패드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키-액세서리로 아이패드 독-키보드도 발표를 합니다. 즉, 애플은 아이패드의 미래가 맥을 대체하는 새로운 컴퓨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마우스로 대표되던 이전 30년의 입력 방식을 손가락으로 바꿨고 아이폰까지 가세해서 패러다임의 변혁을 이뤘지만, 키보드는 그대로 유지하며 우리가 상상하는 컴퓨터의 모습은 이러한 것이다라고 선언을 했던 것이죠.
iBooks와 iWork 패키지의 발표는 지금보니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아이들과 미국 교육 제도 속에서 몇 년을 지내본 바, 책을 보는 일을 넘어서 책을 제작하는 일까지 생각해 보는 것은 상당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앱 스토어의 성공을 고스란히 복사하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구든 쉽게 북스토어의 저자로 참여해서 자기 책을 만들어 보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죠. 애플은 이 발표에 이어서 맥용 iBook Author라는 앱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은 사실 상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모두 산산조각이 납니다. (제 생각/판단입니다.) iBooks는 개인 출판 시장을 열지 못 했습니다. 비록 아이패드 2 발표에서도 iBooks 시장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결과는 우리가 알다시피 디지털 책 시장에서 킨들에 미치지 못 했습니다. iWork는, 2016년인 지금도 기본적인 생산 도구로서 인정받지 못 합니다. 도리어 애플은 작년 2015년 말 아이패드 프로 발표에서 마소의 오피스를 아이패드 프로의 킬러 앱으로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 독은 1년차 오리지널 아이패드에만 한정, 아니 헌정된 액세서리였습니다. 즉, 애플은 보다 얇아진 아이패드를 2011년에 선 보이면서 정작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를 대하고 접하는 면을 더 중시한 것 같습니다. 소비자용 소비 기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앱 스토어 시장이 보다 확장되고 확산된 것은 맞을 것입니다. 아이패드 2와 3 발표를 보면 iMovie 앱과 Garage Band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지금 얼마나 사용자들이 그러한 애플의 바람대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결국 애플은 기존 그들의 문법대로 첫 번째 제품을 시장에 내 놓고는 이후 아이패드 2, 3, 4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의 갱신과 디자인 변화를 선 보입니다. 한편 매력적인, 저렴한 개인 기기/컴 대용으로서 아이패드의 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아이패드 4년차인 2013년,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w/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내 놓습니다. 다섯 번째 아이패드이자 기술적으로는 4세대 아이패드입니다. 또한 애플은 2013년에 큰 발표를 하는데, 바로 iOS7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iOS7은 아이브가 OS 디자인까지 개입했다고 알려진 것으로, 현재 최신 iOS에서 사용되고 있는 플랫 디자인을 처음 선 보인 것이었고, (https://en.wikipedia.org/wiki/IOS_7) 아마도 가장 논란이 되었던 iOS였을 것입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애플은 2013년에서 A7칩을, 즉 첫 번째 64비트 iOS 기기용 칩을 선 보였고 이 때 iPad Air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당시는 미니2가 아니었음)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이 때 A7이 A7X 칩이 아닌 것이 눈에 띄는데 이미 그 전 해 2012년에 두 번의 아이패드 발표, 즉 봄에 아이패드 3(A6), 가을에 아이패드 4(A6X)를 선 보였기 때문에 향후 A7X를 어떻게 업데이트 전략에 이용할지도 궁금한 대목이었습니다.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애플의 어떤 칩을 어떻게 넣는지에 관계없이 그저 생활과 일 속에 스며든 채로 애플 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깡통 원칙입니다만).
이 때 애플의 아이패드 전략이 무척 흥미로웠는데, 왜냐하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대대적으로 올려 세웠기 때문입니다. 한낱 마케팅 구호라고 하기에는, 화면 크기만 다른 에어와 새 미니가 똑같은 내부 구성을 탑재한 사실이 큰 의미를 시사하고 있으며, 향후 애플이 바라는 아이패드의 모습을 던져주는 단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만일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가 존재하고, 다만 우리의 즉각적인 사용에 대한 결정은 어떤 사이즈의 화면과 입력 도구/방법을 사용할 것인가에만 집중이 된다면, 즉 Mac OS든 iOS든 (아니면 watchOS든) 그 어떤 기기이든 사용자의 정보와 일에만 집중이 되는 환경이라면, 애플이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보고 있다면,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의 동급 전략은 참으로 말이 되는, 매력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즉, 이전 2012년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선 보였을 때 당시 주력은 아이패드 4로, A6X를 달고 레티나 화면도 두 번째로 탑재한 채 나왔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레티나 화면도 아니고 무엇보다 내장 칩은 아이패드 2와 같았습니다. A5 칩이었던 것입니다. 두 기기의 성능 차는 대략 1.5년이 넘는 기간만큼 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종 간 차별을 두었던 애플이 이제 같은 성능, 다른 화면 크기를 강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아이패드 에어 발표 때 애플은 그동안 주력했던 하드웨어 향상에 “에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붙이며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수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iOS7은 그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시작하는 애플의 전체적인 전략 변경이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도 동급인 미니에 레티나 화면을 넣어서, 맥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소비자 환경에 맞춰 제품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같은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도구의 변별력보다는 일에 변별력을 두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유명한 캠페인 “What Will Your Verse Be.”을 내 놓습니다.
이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소개된 바로, 이 광고에서 애플은 인간의 창작, 일, 다양성 등을 노래합니다. 우리의 현재를 다양하게 조명하며 인류의 진화와 진보를 예찬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아이패드. 우리의 도구로서 아이패드를 소개합니다. 4년차 제품으로 “에어”라는 이름, 즉 이미 하드웨어적 진화는 한 고비를 넘긴 아이패드 에어를 우리의 현재 도구로서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멋지죠. 애플이 2010년에 처음 아이패드를 내 놓았을 때 모두가 큰 화면 아이폰이라고 넘겼던 점, 이후 애플도 아이패드를 가지고 뭘 할지 모른다는 비판 등 무수히 아이패드를 둘러 싼 비판의 관점이 존재하는 가운데, 애플은 할 수 있는 한의 최고의 하드웨어 성능을 갖춘 아이패드를 시장에 내 놓고는 바로 소비자들의 평가와 반응이 무수히 쌓인 앱 스토어, 즉 시장의 관점에서, 그리고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 아이패드를 바라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묻죠. 아이패드로 뭘 하겠느냐고. 이미 이렇게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아이패드는 사용되고 있다고 속삭이면서 말입니다. 애플이 2010년 이후로 아이패드가 무엇인지 사용자들에게 주입을 시키려 했다면, 이제 애플은 사용자들에게 묻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애플도 가늠할 수 없고 관리가 불가능한, 다양성과 창조력이 매순간 실현되고 있는 앱 스토어가 있는 것입니다.
2014년에 애플은 에어2를 발표합니다. 기본 에어 모델에서 경악한 사용자들을 더 놀라게 만든 모델입니다. 두께에서 보여준 혁신 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모델 구분명은 5,3. 좀 이상하죠. 그리고는 미니는 3로 명명하면서 사실상 미니2와 같은 사양을 내 놓습니다. 에어2의 칩은 A8X로 최대의 기술을, 하지만 미니3는 작년과 같은 A7을 그대로 유지하고 터치 아이디만 추가했습니다. 2013년에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에어와 함께 같은 선상의 기능 구성으로 선 보이며 아이패드가 더 이상 하드웨어적 구분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서 최적의 도구로서 기능하기를 원했던 애플은 바로 다음 해 2014년에 이렇게 다시 후퇴처럼 보이는 길을 택합니다. 한편, 2015년에 선 보인 미니4의 모델 구분자가 바로 5,1 & 5,2입니다. 즉, 애플은 이미 미니4가 존재하던 시점에서 미니3를 에어2와 함께 내 놓은 것입니다. (참고로 4,1는 에어, 4,3은 미니2입니다. 즉 에어가 모델 구분에서 앞선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니4 & 에어2는 다릅니다. 미니가 앞선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애플의 행보가 꼭 이상하거나 내포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왕에 미니4 사양을 개발했지만 여러 제조상의 문제나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미니3를 징검다리 삼았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판매가 시원치 않아서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을 그리 크게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에어2가 2014년에 이어 2015년까지 주력 기종으로 선 보인 것도, 그러면서도 가격을 전혀 인하하지 않는 것도 이런 면을 포함해서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모델 구분자가 6,7 & 6,8입니다. 놀랍죠. 제 생각에 6,1 & 6,2는 미니5, 6,4 & 6,5가 에어3일 것 같습니다. 애플은 3세대 제품에서 화면 크기별로, 출고 별로 한 번호를 건너뛴 구분자를 채택한 적이 있습니다. 즉, 6,3과 6,6은 없거나 아예 시장에 나오지 않을 기기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에어2 & 미니4와 정확히 같은 폼팩터 형태를 갖고 있으니 아마도 6,1 – 6,5 제품은 모양은 갖되 프로에 있는 기능을 채택한 기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 펜슬의 적용 여부가 그러하고, 네 방향 스피커(이건 프로에만 적용될 가능성 높지만)가 그러합니다. 화면의 입출력 빈도가 기존 아이패드 2 & 미니4보다 현저히 정밀한 점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이번에 에어2가 ‘유임’ 된 점이 무척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집니다. 애플은 2012년에 봄과 가을에 아이패드 3와 4를 연달아 내 놓기도 하였고 매년 한 차례(4이전에는 봄, 4부터 가을) 업데이트를 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는 가격도 그대로 에어2를 전면에 내 놓은 것입니다.
여러 구구한 설명이 붙지만, 시장의 제품 업데이트 주기, 즉 사용자들이 자주 아이패드를 기변하지 않는 점이 첫 번째로 꼽힐 것입니다. 저만해도 2011년 아이패드2가 여전히 중요하게 가족들의 사용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최신 iOS9이 돌아가는 기기로 말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은 정확히 1년마다, 맥북과 아이맥은 약 10여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로 제품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외 기기들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듯 필요한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애플 티비가 그러하고 아이팟이 그러합니다.
반대로 시장에서 정확하게 출시를 손꼽는 기기들이 있습니다. 전화기 단말기들이 그러하고 CPU에 영향받는 맥북/아이맥이 그러합니다. 아이패드도 그랬습니다. 9월 아이폰, 10월 아이패드 공식이 2012년 이후로 계속해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에어2는 그 대열에서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6세대 아이패드가 존재함을 알리고 판매 라인업은 프로는 6세대, 에어2는 5세대, 미니4는 A8의 5세대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여러 매체들이 아이패드의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짐을 점치고 있습니다. 1.5년에서 2년까지, 아직은 예측 뿐입니다. 애플이 2010년, 2011년, 2012년 초까지 아이패드의 출시를 봄으로 잡았다가 2012년 10월부터 아이폰 주기와 같게 만들었던 것은 분명 의미가 있던 일입니다. 애플의 샌프란시스코 기조 연설이라고 불리던 매년 초 발표가 어느 새 사라진 지금, 비록 애플 와치가 봄 출시를 하면서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 같지만, 이제 애플은 아이패드에 좀 더 의미있는 역할을 부여하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두에 오리지널, 2-3-4, 에어 이후 세 단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했던 것은 바로 제품 주기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에어2에 이르러 더 이상의 눈에 띄는 하드웨어 향상은, 당분간은 없으리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2년 주기의 폼팩터 교체와 그 간극에서 이뤄지는 하드웨어적/기능적 업데이트를 시장에 뿌리 내렸다면 이제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다른 자체적인 혁신의 주기를 갖춰야 할 시점입니다. 5년 전 출시된 아이패드 2에서 여전히 iOS9이 운용된다는 사실은 사용자들이 갖고있는 기기 정체감, 즉 기기 교체에 대한 필요를 못 느끼는 점을 애플이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애플 스스로 제품 업데이트를 사용자들에게 간접 강요할만한 소구력을 내세우지 않는다, 못 한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즉, 아이패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고민을 해야 할 분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애플이 제품 출시의 새로운 주기와 프로를 포함한 제품 라인업을 새롭게 만들어 낸 점을 감안해서 아이패드의 미래는 새롭게 우리의 흥미를 당깁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잠깐 언급한 iOS 9. 우리가 맥오에스와 통합을 얘기하지만, 과연 그것이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어떻게 어떤 방법과 시간에 이뤄질지 참으로 어렵고도 재미있는 얘기입니다. 아직 iOS 10에 대한 말이 나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애플은 iOS9에서 아이패드에 힘을 실어주는 여러가지 기능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화면 분할보기 기능은 향후 애플이 어디까지 아이패드를 밀어 붙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으로는 이 정도로 아이패드가 새로운 컴퓨터 환경의 도구로 재인식이 될지 회의적이기는 합니다. 마소의 서피스 프로 3 & 4를 보고 있으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애플의 기기별 OS 전략이 맞는 듯 하지만, 마소가 서피스에서 우직하게 윈도 10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는 것을 보면 과연 사용자들에게 맞는, 사용자들이 바라는, 사용자들이 결국 채택하게 되는 플랫폼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앱 스토어가 이뤄놓은 애플 제국은 분명 애플의 기획과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기반으로, 애플이 플랫폼으로서 맥과 맥을 대체할 다른 것, 즉 오늘의 아이패드를 내세우기에는 매우 가변적이고, 한편 고정적이지 못 한 면이 발목을 잡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윈도라는 고정 불변의 개념이 1995년 이후 형성된 마소의 정체성과 전세계 사용자들의 생활과 일의 일부분이라면 분명 마소는 윈도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서피스를 통해 빠르게 영광을 회복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아이폰과 앱 스토어로 성공을 거둔 애플은 다양해진 기기와 그에 대한 열광적인 대중들의 지지만큼 정확히 그 반대 지점 어딘가를 헤매고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맥의 모습과 역할, 위치만큼이나 아이패드가 정확히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그것이 애플의 큰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자, 이제 2016년이다. 원글을 쓴 이후로 약 8년이 흘렀다. 위 글 이후 난 맥북 에어를 곧 구입했고, 그걸 2012년 말까지 사용, 약 4.5년 정도 사용했다. 알비님의 애플케어프로텍션 플랜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된 것도 언급해야겠다.
2013년 초부터 사용한 맥북 에어 2세대 2012년판은 약 1.5년 정도 갖고만 있었다. 배터리 사이클이 매우 낮아서 중고 매매할 때 도움이 됐을 정도. 그렇게 2014년 여름까지 보유만 했으니 사실상 맥북 없이 지낸 것은 2013년을 시작했을 때부터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럼 내 노트북 생활은 무려 3년여 정도가 공백인 것.
자, 이제 아이패드 프로. 2008년 맥북 에어 이후 가장 갖고 싶은 제품이 등장했다. 게다가 이름은 “프로.” 과연 난 프로인가.